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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때리기 Jul 22. 2023

돈 줄줄 새는 빌딩, AI로 잡는다

『기후, AI와 만났을 때 ②』


인공지능으로 냉난방 등 HVAC 자동제어
에너지 25%, 탄소발자국 20-40% 감소
'인공지능간 협업'으로 시너지 기대
건설, 일자리 1억개··· '친환경 파급력' 만들어야


'잔망잔망~기후테크'(⑤소똥 벽돌 편)에서 썼듯 건물은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세상의 모든 사람은 집이 필요하고, 사무를 보는 공간,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공장 등이 필요하다. 동물들도 집이 필요하다. 건물은 이렇듯 유비쿼터스다. 
건물은 짓는 과정부터 완성된 이후 냉난방, 환기, 조명 등 모든 것이 온실가스 배출과 연결돼 결과적으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35-40%라는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상의 모든 자동차, 기차, 비행기를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양'이라고 우려한다.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는 27% 증가한 98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2060년경에는 전 세계 건물 연면적이 두 배로 증가해 건축 환경과 관련된 모든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영향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보다 건축물로 인한 오염이 훨씬 심각해질거라는 얘기다. 이처럼 환경에 미치는 치명적인 영향을 멈추고 줄줄 새는 돈까지 잡기 위해 인공지능의 도움이 필요하다. 


https://brainboxai.com/en/articles/brainbox-ai-cto-on-the-future-of-ai-and-sustainability



1. 온실가스 최소 35%, 빌딩이 뿜어낸다.


친환경 건축을 위한 국제 네트워크인 '월드그린빌딩위원회'(World Green Building Council)가 인용한 2022년 한 논문(*)에 따르면, 건축 및 건설 산업은 자원 사용량의 약 60%, 에너지 소비 및 온실가스 배출량의 최소 35%를 차지한다. 유럽위원회(2011)는 이전에 건설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추출된 자재(extracted materials)의 50%, 물 사용량의 30%, 폐기물의 33%라고 추정한 바 있다. 


비교적 최근 연구도 도시의 건설 및 유지보수가 전체 자재 사용량의 40%, 에너지 소비량의 33%, 폐기물 배출량의 50%를 차지한다고 분석한다. 

[* Harmonising life cycle sustainability thinking in material substitution for buildings, Resources, Conservation and RecyclingVolume 185, October 2022]


온실가스 배출 섹터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건축 과정(즉 콘크리트와 철근 등을 이용해 빌딩을 완성하는 과정)과 건축 이후의 과정(냉난방, 환기 장치, 상수도)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가 다시 손대기 어려운 반면, 후자는 비교적 리모델링이 가능하다는 차이가 있다. 


                                                                                                               TIME/출처


2. "save the planet with AI"


빌딩의 구석구석마다 탈탄소 기술이 필요하다. 이 가운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난방-환기- 공조 (HVAC- Heating, Ventilation, and Air Conditioning) 시스템이다. 평소 잘 인식하지 못하지만 상업용 빌딩 에너지 소비의 약 45%가 바로 난방-환기-공조에서 비롯되며 이 가운데 30%가 그냥 낭비된다. 


캐나다 몬트리올에 기반한 스타트업 <BrainBox AI>는 문제 해결을 위해 인공지능을 활용했다. 이 솔루션으로 유명 주간지 <TIME>이 주목한 'Best Invention of 2020'에, 2021년에는 <CB Insights> 'AI 100 List'에 이름을 올렸다. 


<BrainBox AI>는 홈페이지에서 "딥 러닝, 클라우드 컴퓨팅, 맞춤형 알고리즘을 사용해 건물 소유주가 에너지 비용을 절감하고 Scope 1, 2 배출량을 대폭 줄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 솔루션은 AI를 활용해 건물의 열 부하를 예측함으로써 HVAC 시스템이 실시간으로 자율 작동하도록 한다. 일기 예보, 유틸리티 데이터, 전력망 배출 계수(grid emissions factors) 등을 고려한 이 명령들은, 각 구역별 열 거동(thermal behavior)에 대한 AI의 정교한 예측을 기반으로 필요할 때만 HVAC 장비가 작동하도록 설계돼있다. 


이를 통해 에너지 비용 최대 25% 절감과 탄소 발자국 20-40% 감소, HVAC 관련 운영/ 유지 비용 50%를 절약한다. 쾌적성(occupant comfort) 60% 상승은 '덤'이다. 유럽연합의 한 연구에 따르면 에너지 관리 시스템에 AI와 머신러닝을 사용하면 일반적으로 최대 15%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상업용 건물 기준) 


2019년 5월에 출시된 이후 BrainBox AI는 전 세계 30개 이상의 파트너와 협력해 5개 대륙에 걸쳐 4,000만 평방피트 이상의 상업용 부동산을 관리하고 있다.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공동설립자인 장-시몬 벤느(Jean-Simon Venne)는 자신들의 비전을 한 줄로 설명한다. 


"save the planet with AI"



3. AI들끼리 협업한다. 


CTO 장-시몬 벤느는 지난 5월 인터뷰에서 GENERATIVE AI와 AUTOMATED AI의 차이에 대해 '자동화된 AI는 통제되는 반면, 제너레이티브 AI는 창의적이라는 점이 차별점'이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자동화된 AI는 우리가 제공하는 좁은 범위의 가이드라인 내에서만 작동하기 때문에 이미 존재하는 것을 최적화하는 데 매우 능숙하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BrainBox AI는 자동화된 AI를 사용하여 HVAC 시스템을 최적화합니다. 우리 모델은 히트 펌프, 환풍기, 댐퍼 밸브 등에 대한 전문가로 훈련받았습니다. (예를 들어)랜드로버가 무엇인지 전혀 모릅니다. 그리고 그들의 업무는 매우 전문화되어 있고 랜드로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기 때문에 알 필요도 없습니다.

반면 생성형 AI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와 매개변수에서 완전히 새로운 것을 생성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어떤 질문에도 답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역사, 생물학, 화학, 셰익스피어 전집 등 ··· 사용자가 무엇을 질문할지 모르기 때문에 모든 것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야 합니다(know everything about everything)."


그는 생성형 AI와 자동화된 AI가 서로를 보완하며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인공지능간 공생이다.


"실제 부동산 분야에서는 제너레이티브 AI와 자동화된 AI 사이에 흥미로운 접점이 있습니다. 제너레이티브 AI를 사용해서 새 건물을 평가하고, 더불어 '에너지 효율을 최적화하고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자동화된 AI 소프트웨어의 구현 가능성'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너레이티브 AI가 건물의 범위를 파악하고 다양한 제어 AI 애플리케이션을 제안하고, 이후 자동화된 AI가 이를 이어받아 건물이 최적화된 상태로 운영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생적 활용(symbiotic use) 케이스를 대규모로 적용한다면 기후 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 2023년 5월 블로그에 그의 친절한 설명이 담겼다.]

https://brainboxai.com/en/articles/brainbox-ai-cto-on-the-future-of-ai-and-sustainability]



4. 건설, 일자리 1억개··· 사회경제적 파급력


유엔환경계획(UNEP)은 2022년 11월 보도자료에서 빌딩과 건축 부문 이산화탄소 배출이 최고치를 기록하며 2050년 탈탄소라는 목표와 점점 멀어지고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2021년 건물 에너지 효율에 대한 투자는 16% 증가(2370억 달러)했지만 2021년 에너지 관련 CO2 배출량은 2020년 대비 5%, 코로나19 이전 최고치였던 2019년 대비 2% 증가했다고 지적하면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건물 부문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려면 2030년까지 빌딩의 이산화탄소 직접 배출량을 50% 줄이고 간접 부문에서 60%까지 줄여야 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한편, 건설 부문은 전 세계 GDP의 10% 이상에 해당하며 전 세계적으로 1억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경제적, 사회적 파급력이 크다(위 논문). 건설 부문을 친환경으로 만들어간다는 것은 곧 경제와 환경을 동시에 잡게 된다는 의미다.
안 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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