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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멍때리기 Aug 02. 2023

'365일 연중무휴' 무탄소에너지 "지열"

미 스타트업 '본격적인 상업용 발전소' 성공

최근 '지열' 에너지로 CNBC, 블룸버그 등 외신의 주목을 받은 스타트업이 있다.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Fervo Energy>로 지난 7월 18일, '무탄소' 에너지원인 지열 기술의 파일럿 성능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명 프로젝트 레드(RED)라는 이름으로 네바다 북부 지역에서 진행됐고 이미 2년 전인 2021년 이 회사와 계약을 맺은 구글은 올해 말부터 구글데이터 센터 등에 이 회사의 전력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Fervo Energy>가 주목받는 이유는 대규모 상용화가 가능해졌기 때문. 최고 경영자이자 공동설립자인 Tim Latimer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10년 이상 앞선 성공"이라고 자평한다. 
지열이 무엇이고, 장단점은 무엇인지 잠깐(?) 알아보자.


#. 지열, 사실은 1904년부터 시작됐다.


지열은 말 그대로 '땅의 열'이다. 온천수를 생각하면 쉽다. 이 지열로 인해 발생하는 온수와 증기가 관을 타고 올라와 터빈을 구동시키면 전기가 생산된다. 

1904년 7월 - 그러니까 119년 전- 이탈리아 라르데렐로에서 누군가가 지열 증기로 5개의 전구를 밝히면서 '세계 최초 지열에너지 발명'이라는 명예를 얻게 됐다고 한다.(이 라르데렐로 발전소는 여전히 운영 중이라고!)


지열발전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태양광, 풍력처럼 자연이 공짜로 주는 무탄소 에너지원이라는 점과, 이들의 단점으로 꼽히는 간헐성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다. 바람이 없으면 쉬고(풍력), 밤마다 쉬는(태양) 에너지원이 아니라 땅 속에서 365일 에너지를 발산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간단히 말하면, 안정적이고 효율적이며 열원이 공짜다. 


책 <플랜 드로다운>(글항아리사이언스, 2019)에 따르면 39개국에서 지열에너지만으로 전력 수요의 100%를 공급할 수 있지만(이론), 실제 사용량은 전 세계적으로 잠재된 지열에너지의 6-7% 수준에 그친다.
엘살바도르와 필리핀에서는 지열 발전이 국가 전력량의 25%가량을 차지하고, 화산 지형의 아이슬란드에서는 약 33%를 차지한다. 미국 지열발전소는 생산량이 전체 전력 생산량의 0.5% 정도지만 규모 자체는 3.7기가와트 설치 용량으로 세계 순위권에 든다. (한국도 지열 발전을 시도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 지진 이후 '미소 지진' 문제로 중단됐다.)


                                                                한국에너지기술원



#. Fervo Energy, '2028년 400메가와트' 목표


스타트업 Fervo Energy는 30일간의 본격적인 유정 테스트를 마쳤고 3.5메가와트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었다고 한다(1메가와트는 한 번에 약 750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양). 이번 '프로젝트 레드'는 올해 말 전력망과 연결돼 네바다 전역에 있는 Google의 데이터 센터와 인프라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Fervo는 유타주 남서부에서 대규모 시설을 건설 중이며 계획대로 된다면 2028년까지 약 400메가와트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대략 30만 가구에 한꺼번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전력량). 100% 무탄소 전력 공급을 목표로 하는 캘리포니아주 등이 위치한 서부 지역부터 사업을 본격화 할 계획이다. 


지난 1970년대부터 과학자들은 다양한 종류의 지열을 실험해왔지만 상업적 규모를 실현하지는 못했다.

 최고경영자 Tim Latimer는 "기술 로드맵에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10년 이상 앞서 이 기술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이것은 '세기 중반'의 자원이 아니라 '현재'의 자원"

이라고 자평했다. 

( Tim Latimer는 많은 반대와 저항에도 불구하고 지열에너지에 '꽂혀' 스탠포드대에 갔고 석사 논문(2017)을 공동집필한 Jack Norbeck와 회사를 차려버렸다.)



#. 미 정부 'IRA'로 지열 개발 활활~


"One of the oldest forms of clean power is ready for a comeback — and it’s not wind or solar."


올해 1월 1일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 기사의 첫 문장이다. 기사는 "의원들이 초당적 인프라 법안과 인플레이션 감소법을 통해 지열 에너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 이후 지열에너지가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다"며 기술 발전, 새로운 국가 인센티브, 석유 시추 부문의 관심으로 인한 해당 분야의 확장 가능성을 조망했다.
<폴리티코>는 “차세대 지열 프로젝트는 아직 개발 초기 단계에 있지만 이 지하 에너지원은 2050년까지 60기가와트 이상의 견고하고 유연한 전력을 공급할 잠재력이 있다"며 "이는 현재 미국의 3.7GW 용량의 15배 이상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는 특히 화석 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석유 가스 업체들에게 지열 개발 프로젝트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열린 석유협의회(National Petroleum Council)에서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지열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며 “기술과 노하우의 발전 수준을 감안하면 지열은 거부할 수 없는 차세대 에너지”라고 강조했다. 
(장관이 "That’s kind of irresistible"라고 말할 때, 앞에는 엑손 CEO인 Darren Woods 등이 앉아있었다.)


바이든 정부는 지열 발전 프로젝트 4개에 8400만 달러를 지원할 계획이며 기존 화석 연료에 의존했던 곳에서 지열에너지를 생산한다면 추가 세금 혜택을 준다는 방침이다. 에너지부는 2035년까지 비용을 메가와트시당 45달러로 90%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장점 vs. 단점

▶ 장점 

- 공짜로 무한히 공급되는 무탄소 에너지원이다. 

- 날씨, 밤낮에 영향을 받는 풍력/태양광과 비교해 365일 안정적이다.

- 좁은 면적에 발전 설비를 설치할 수 있다.
 (지열은 풍력보다 KWh당 약 70%, 태양광보다 88% 더 적은 토지를 사용한다.)
- 특정 조건에서는 지열 우물의 염수에서 리튬 및 기타 희귀 광물을 수익성 있게 채굴할 수 있다.

-저 멀리 바다와 산이 아니라 사용 지역과 비교적 가까운 곳에 설치가 가능하다.

▶ 단점

- 판의 경계나 열점처럼 지하에서 마그마가 솟구치는 곳에서만 지열발전이 가능하다.

- 수압파쇄는 미소지진을 발생시킬 수 있다. 

- 현재까지는 초기 조사 및 발전시설 설치 비용이 많이 든다. 미 에너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풍력/ 태양광에 들어가는 평균 비용은 kWe당 1700∼2100달러. 이에 비해 지열은 3000∼6000달러다.
 (단, 풍력과 태양광 등도 초기에는 매우 비쌌다.)


#. 지열에너지 '추정' 효과


앞서 언급한 책 <플랜 드로다운>는 탄소 중립을 위한 각종 기후테크의 백과사전 같은 책이다. 이 연구자들의 전제 조건처럼 지열발전이 2050년까지 전 세계 발전량의 0.66%에서 4.9%으로 증가한다고 가정할 경우 "16.6기가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또한 30년 동안 1조 달러의 에너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인프라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2조1000억 달러를 절약"할 수 있다.

현존하는 재래식 지열 발전소는 수백 개로 이들의 총 발전 용량은 16GW에 불과하다(전 세계 전력 공급의 약 0.4%). 여러가지 개발 조건이 까다롭다는 이유로, 국제에너지기구는 기존 지열 발전이 2030년까지 28GW로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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