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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UMA Feb 21. 2023

나만알고 싶은 바

"doogie boogie"

누구든 남한테는 알리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다.

아이돌도 유명하지 않았을 때는 나만이 이 보석들을 알고 있다는 뿌듯함이 있지만 방탄소년단처럼 대스타가 되고 나서는 허무한 그런 감정을 느껴본 분들이 있을 것이다.

공간 또한 그런것 같다. 나만 알고 싶은데… 유명해지지 않았으면 하는데.. 웨이팅이 길어지면 어떡하지? 하는 곳들이 있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공간은 내게 그런 공간이다. 

이 곳은 찾는 사람도 별로 없고 유명한 동네도 아닌 히가시코엔지역에 위치해있다.

일본에 여행을 오는 관광객들은 아마 시부야, 신주쿠, 오모테산도 이런 곳들은 많이 가도 히가시코엔지에 오는 사람은 아마 0에 가깝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그냥 주민들이 사는 동네이고 그렇다고 해서 아기자기하고 번화한 것도 아니다.

학교와 가까운 곳이라 내가 살던 동네이지만 처음에는 정말 이렇게 뭐가 없다고,,? 싶기도 했으니 말이다.


오늘 소개하고 싶은 곳은 내가 역으로 가는 도중 갑자기 저쪽에 뭐가 없나 하고 방향을 틀던 중 우연히 발견한 바 "Doggie boogie"이다.



지하에 있는 이곳은 갑자기 동떨어진 곳에 있어 무섭기도 했다. 여길 내려가봐도 될까..? 란 생각을 몇 번 하고 "한번 가보자!" 마음먹고 계단을 천천히 내려가는데 거대한 공간이 숨겨져 있었다.


생각보다 넓은 이 공간은 개성 넘치는 두 부부가 운영을 하고 있는데 들어가면 특유의 쾌활함으로 손님들을 맞이해 준다. 이곳은 일본 내에서도 정말 아는 사람들이 거의 없거나 동네 사람들이 찾는 곳으로 주말에 방문해도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기억이 있다.




다양한 테이블 석과 함께 일본 답게 혼자온 손님을 배려한 1인석도 3 테이블 정도 마련되어 있다.


메뉴를 펼치면 정말 결정장애가 올 정도로 많은 메뉴가 있다. 양식부터 태국식, 간단한 안주, 그리고 술도 다양한 지역의 일본술부터 와인, 맥주에 이르기까지 메뉴를 고르는데 한참 걸린다.


그렇게 깊은 고민 끝에 주문을 하면 정말 황당한 경험을 하게 된다.

주인장은 식전 안주로 김치를 주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어떤 가게를 가도 식전 안주로 김치를 주는 곳은 본 적이 없는데 왠지 모르게 엉뚱하면서도 한국음식을 좋아하시는구나 싶어서 뿌듯하고 기뻤다.


1,2명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를 찾을 때마다 주인장이 좋아하는 것들이 그대로 묻어나는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다. 이곳도 각종 만화책과 다양한 빈티지 소품들, 그리고 왠지 가게 주인이 어릴 때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그대로 가져온 듯 다양한 볼거리들이 가득하다.



입소문이 나지 않아 이곳을 조용하게 독점할 수 있는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비밀스러운 곳들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번 들러보는 것을 추천드린다.



Location : 166-0003 Tokyo, Suginami City, Koenjiminami, 1 chrome−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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