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은 요리에 빠질 수 없는 필수 재료이다. 하지만 그 소금이 단순히 ‘짠맛’을 내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것!
종종 즐겨읽는《Salt, Fat, Acid, Heat》소금, 지방, 산, 열 - Samin Nosrat. 책에서 소금이 맛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역할에 대한 부분을 읽어보았다.
소금은 음식의 맛과 향 모두에 영향을 준다.
우리의 미각은 음식에 소금이 있는지 없는지를 구별할 수 있다. 흔히 '싱겁다, 간이 적당하다, 짜다.' 와 같은 단어로 음식의 간을 설명한다. 근데 그 안의 소금은 음식에 간을 주는 이상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음식의 향을 내는 화합물들이 더 잘 퍼지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즉, 소금은 음식 속 향을 더 쉽게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이걸 가장 쉽게 경험하는 방법은 간을 하지 않은 국물을 맛보는 것이다. 여러가지 맛을 담고 있는 서양식 닭육수를 예로 들어보았다. *이 육수 안에는 닭, 여러가지 채소, 허브가 들어간다. 간이 안 된 국물은 거의 아무맛이 없다. 그런데 소금을 조금씩 더하면 점점 새로운 맛이 살아나는 걸 느낄 수 있다. 계속해서 간을 보다 보면 소금이 단지 짠맛만 주는 게 아니라, 닭의 감칠맛, 채소의 풍미, 허브의 아로마 같은 복잡한 맛을 살아나게 만든다는 걸 알 수 있다.
바로 그게 '간이 맞는 음식'이다.
또한 소금은 쓴맛을 줄여주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쓴 음식 안에서 다른 맛 (특히 단맛)이 더 잘 드러나게 도와준다. 쓴맛과 단맛이 함께 있는 음식-다크초콜릿, 커피 아이스크림, 카라멜- 같은 것들에 소금을 약간 넣으면, 쓴맛이 줄어들고 단맛이 더 강해진다. *바다 소금이 살짝 뿌려진 다크초콜렛과, 솔티드 카라멜 같은 조합을 많이 볼 수 있는 이유이다.
우리는 종종 쓴맛을 줄이기 위해 설탕을 사용하지만, 실제로는 소금이 설탕보다 쓴맛을 줄이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음식은 짜기 보다는 간이 잘 맞아야 한다.' 아주 인상 깊은 말이다.
소금을 넣는 건, 단순한 맛의 보완이 아니라 풍미를 끌어내는 과정이다. 너무 적으면 심심하고, 너무 많으면 불편하기에 그 절묘한 중간 지점을 찾는 것. 그것이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요리의 기술이자 감각이라는 걸 다시 느끼게 된다.
*밖에서 먹는 음식은 대부분 짜다고들 얘기하지만, 정말 좋은 음식점에 갔을때를 생각해보면 그 말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때가 많다. 간이 아주 적절!하다.
세계 각지의 소금 사용법도 다양하다.
한국과 일본의 밥에는 간을 전혀 하지 않지만, 인도의 브리야니는 처음부터 끝까지 간이 빈틈없게 배어 있다. 한국과 일본은 풍미가 강하고 짭짤한 반찬들과 밥을 먹기 때문이다.
이태리 투스칸 지역의 빵은 염장고기, 치즈등과 먹기 때문에 간을 약하게 한다. 반면 프랑스에서는 빵에 충분히 소금을 사용 하는 편이다. 대신 함께 먹는 다른 음식에 상대적으로 약한 간을 한다.
소금 사용에 정답은 없다. 음식과 재료, 그리고 그 요리를 먹을 사람의 취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중요한 건, ‘맛보며 조절하는 것/seasoning to taste’이다. 요리하는 내내 맛을 보고, 조금씩 소금을 더해가며 나만의 지점을 찾는 것. 이 반복 속에서 미각은 점점 더 섬세해지고, 음식에 대한 감각도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