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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는 정리에서 시작된다

클린 키친을 위한 현실적인 팁

by Mindful Clara

요리를 자주 하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요리를 습관처럼 편안하게 하고 싶다면, 부엌을 정리해야 한다.

더 정확히 말해서 요리를 하려는 ‘마음’을 유지하려면 부엌이 정돈돼 있어야 한다.


정돈된 주방은 요리를 시작하고 싶은 ‘마음의 여유와 안정감’를 조성한다. 그래서 나는 아무리 피곤해도 자기 전에는 꼭 부엌을 정리해두려고 한다.
설거지통에 쌓인 그릇들을 세척기에 넣을 것들과 손으로 닦아야 할 것들로 구분해서 마지막 정리를 한다. 완벽하게는 못해도, ‘다음 요리를 할 수 있을 만큼’은 반드시 정리해둔다.


완벽보다 중요한 건 ‘지속 가능한 깔끔함’

나는 매일 가스레인지를 닦지는 않는다. 물론 매일 닦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잘 안 된다. 그 대신 너무 더럽지 쓰지 않는 걸 목표로 한다. 음식물이 튀면 최대한 빨리 대충 닦아내고, 건더기가 떨어진건 큰것만 집어낸다. '요리가 다 끝나면 제대로 대청소 해야지' 이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조금씩, 적당히, 자주. 그게 내 방식이다.

요즘 sns에는 너무나 많은 정리와 청소팁이 있다. 이러한 팁은 오히려 나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카운터 매일 닦기(요리 한 부분 만큼은 바로 닦는다), 주방도구 삶기, 일관적인 모양의 정리함/콘테이너에 주방용품과 식재료 보관하기등등. 가끔은 과하다. 오히려 낭비라고 느껴질 때도 많고, 직접 해보면 효율적이지 않은 경우가 상당히 많다.
완벽하게 하려고 하면, 금방 지치고 포기하게 된다. 꾸준히 지속할 수 있는 만큼만 하자.


요리 중 정리는 ‘경험의 흔적’

내가 요리를 어느 정도 편하게 하는 사람이라고 느끼는 이유는 요리 중에 정리하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재료를 한꺼번에 꺼내놓기보다는, 쓸 때마다 꺼내서 쓰고 바로 제자리에 넣는다.

사용한 그릇은 설거지통에 바로 넣고, 세척기로 돌릴 수 있는 건 세척기에 맡긴다. 무리해서 손으로 다 씻어버리지도 않는다. 그건 너무나 큰 노동이다.

이 습관은 누구에게나 처음부터 가능한 것이 아니다. 나 역시 시간이 걸렸다. 나의 요리 초창기 시절을 떠올려보면 식재료가 이리저리 널부러져있는 폭탄맞은 주방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요리를 하다 보면 알게 되는 것이니.. 정리 안 된 공간에서 만든 요리는 우리의 멘탈도, 음식도 엉망이 되기 쉽다.

사용한 재료와 도구는 바로바로 치우기!


냉장고도 마찬가지다

나는 냉장고가 터지도록 장보지 않는다. 요즘 냉장고의 앞뒤 길이가 길어서 많이 들어가는 건 알겠지만, 절대로 물건을 겹겹이 빽빽하게 넣지 않는다. 왕창 사다가 냉동실에 쟁이는 것도 되도록이면 자제하려고 한다. 재료가 너무 많으면 냉장고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가 없고, 결국 음식은 안 보이는 곳에서 썩어간다. 모든 재료가 한눈에 들어오는 냉장고, 그 안에 간단하게 놓여진 재료를 보면 자연스럽게 요리할 마음이 생긴다.
세일하는 물건에 욕심내지 말자!




나처럼 세 끼를 집에서 먹다 보면 설거지는 산더미가 된다. 세척기를 두 번 돌려도, 손으로 해야 할 것들은 늘 있다. 나무 조리도구, 젓가락, 유리 뚜껑등… 매우 귀찮지만 ‘그날 안에/자기 전에’ 마무리한다.
미루면 내 마음도 찝찝하고 다음날 아침식사 준비와 기분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요리를 잘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주방을 정돈하자. 완벽하지 않은 정돈을 하자.
너무 깨끗하게 하려는 마음을 버리고, ‘내가 다시 요리하고 싶은 정도’로만 유지하자!

정리된 부엌은 요리의 시작을 더 쉽고 즐겁게 만들어준다. 그리고 그 에너지는 우리의 식탁에도, 나의 하루에도 퍼지게 된다.


주방 정리의 핵심!
‘다음 요리를 자연스럽게 불러오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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