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차게 뛰어보기
3월 초 마라톤 대회가 끝난 뒤에도 주 3회 이상은 꾸준히 달리고 있다. 하지만 트레이닝 시즌처럼 체계적으로 계획해서 뛰지는 않는다. 주로 편안한 페이스의 달리기(easy run)를 하고 있다.
그렇게 여유롭게 달리다 보면,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뛰던 날이 생각날 때가 있다.
유난히 힘들게 뛰었던 날에 대한 기억은 더 오래 남는다. 힘들었던 기억은 미화되고, 성취를 느꼈던 순간 위주로 남는다.
트레이닝 기간 동안 가장 뛰기 망설여졌던 날은 늘 속도 훈련 날이었다.
인터벌, 템포런. 시작 전부터 한숨이 나왔다. ‘오늘도 숨이 넘어가게 힘들겠구나.’라는 걸 알고 있었다.
특히 템포런은 숨이 가쁘게 빠른 페이스로 10km 이상을 달려야 했다. 너무 힘든데도 정해진 거리를 채워야 해서 계속 ‘조금만 더’를 되뇌이며 달렸다.
늘 힘들었지만 매주 반복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이유는, 끝난 후의 만족감이었다.
지난 몇 주간 여유로운 달리기를 하다 보니, 힘듦 끝에 느낄 수 있는 그 기분이 가끔 생각났다.
편하게 10km를 뛰면 적당히 힘들다가 끝난다. (달리기가 완전히 가볍고 쉬운 적은 하루도 없다.) 기분 전환도 되고 운동도 되었다는 것을 알기에 충분히 만족하지만, ‘아 이 맛이지!’ 하는 성취감은 덜하다.
조금 더 밀어붙인 날, 숨이 턱까지 차오른 날, 나의 뇌에서는 도파민이 팡팡 터진다. 건강한 도파민.
사람은 눈앞에 상황이 닥치지 않으면 굳이 힘든 일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잠깐 눈 딱 감고 그 불편함을 통과하면 의외로 큰 보상이 따라온다.
가벼운 조깅도 너무 좋다. 그래도 일주일에 두세 번쯤은, 짧은 거리라도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뛰어보면 어떨까?
저 앞의 전봇대까지, 두 번째 신호등까지, 저 멀리 오는 강아지를 지나칠 때까지… 이런 식으로 눈앞에 보이는 목표점을 정해놓고 뛰어보면 지루하지도 않고 과하게 힘들지도 않다. 해야 하는 운동에 약간의 게임을 가미한 느낌이랄까?
요즘은 소셜미디어 안의 짧은 영상을 보며 우리의 뇌는 순간적인 자극과 보상에 길들여져 있다. 그 와중에 약간은 망설여지는 힘든 활동을 하면서 건강한 도파민 보상을 느껴보면 어떨까?
가볍게 걷거나 여유로운 조깅은 건강에 좋다.
하지만 숨이 차고 심박수가 올라가는 강도의 운동을 추가해 주면 몸에 조금 다른 자극을 줄 수 있다.
이런 운동은 심장과 폐 기능을 더 강하게 사용하게 만들어 심폐지구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심폐지구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전체 사망률과 만성질환 위험이 낮다는 연구가 많다.
특히 규칙적인 고강도 운동은 다음과 관련해 도움이 된다.
심혈관질환 예방 (심장병, 고혈압, 뇌졸중 위험 감소)
제2형 당뇨 예방 및 혈당 조절 개선
비만 및 내장지방 감소
인지기능 저하 및 치매 위험 감소 가능성
우울감 감소, 스트레스 해소, 기분 개선
미국심장협회(AHA)는 성인에게 주당 75분 이상의 고강도 운동 또는 150분 이상의 중강도 운동을 권장한다.
꼭 길게 할 필요는 없다.
최근 연구에서는 하루 몇 분이라도 숨이 찰 정도로 움직이는 습관이 건강 개선과 관련 있다는 결과도 나오고 있다.
빠르게 걷기 + 언덕 오르기
러닝 인터벌 (빠르게 뛰기 / 천천히 회복 반복)
자전거 빠르게 타기
수영 랩 반복
계단 오르기
줄넘기
즉, 내 몸이 조금 버겁다고 느끼는 강도면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