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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웅이 바로 클래식이지

by 이효명 Jan 05. 2025

임영웅 리사이틀, 6일간의 콘서트가 성료 했다. 마쳤다는 표현보다 成(이루다, 성취하다의 성),了(마칠료/요)가 맞는 표현일 듯하다. 이번 공연은 운 좋게 처음과 끝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처음은 내가 직접 표를 끊었고 마지막은 지인의 도움을 받았다. 공연 퍼포먼스와 무대연출에 대접받은 기분, 노래에 감동받고 위로와 영웅시대를 향한 감사와 존경의 멘트에 고마웠다.
 

매 공연마다 사람을 만난다. 첫 콘서트, 자이언트 책쓰기 수업에서 함께 강의를 듣는 작가님을 만났다. 미스터 트롯 첫 <바램>때부터 팬이 된 그녀는 대구에서 5시간 넘게 예약된 관광버스를 타고 이번 공연을 위해 서울에 왔다. 공연 후 집에 가면 새벽 3시라고 피곤하다고 하셨지만 콘서트를 통해 에너지를 듬뿍 받고 돌아갔다.

지하철에서 만난 인연도 있다. 첫 콘서트에서는 옆에 함께 탔던 분과 마치고 돌아올 때도 함께 타고 왔다.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는 못했지만 서로의 건행을 바라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마지막 콘서트, 관람을 마치고 지하철을 타고 가는 길이었다. 옆자리에 앉은 분도 영웅시대였다. 임영웅 동영상을 함께 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정년퇴임을 한 지 4년이 지났다고 지금 나이가 내년이면 칠순이라 했다. 이어 그녀는 임영웅은 참 단단한 사람이라고. 누가 뭐라 하든 본인이 맞다고 생각하는 길을 밀고 나가는 뚝심이 있는 사람이라고. 요즘 세상에 참 드문 사람이라고 말했다. 배울 점이 많은 사람, 큰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녀는 4년 전 교단에서 갈 때까지 찍고 일을 그만뒀다고 했다. 교대 다닐 때도 열심히 살았고 교사가 되고 난 후에도 대학원을 다니며 공부하며 자신이 갈 수 있는 길을 향해 전진했다고. 신랑은 박사학위까지 도전해 보라고 권유했지만 업무에 도움 되는 일 우선으로 배우겠다며 거절했다고 했다. 나는 "지금부터 열심히 사셨으니 연금 받으면서 영웅이와 함께 노후를 즐기세요."라고 답해줬다.

"나는 학교에서 일할 때도 평상시에 클래식만 들었어."라고 대화는 이어졌다.
가끔씩 사람들이 집에 놀러 오곤 하는데 그럴 때마다 신기해한다고. 어떻게 음악적 취향이 이렇게 급작스럽게 변하는지 모두들 놀란다고 했다.
"음악이 뭐 별거 있나요? 내가 좋으면 그게 좋은 음악이지."라고 맞장구쳤다. 그때 그녀의 대답이 나에게 큰 울림을 줬다.


"임영웅이 바로 클래식이지."


맞다. 음악이란 그저 나를 감동시키는 그 순간이 곧 클래식이지 않을까. 그가 부르면 모든 음악이 클래식이 된다. 꼭 클래식이 아니더라도 듣는 사람이 감동을 느끼고 특별해지면 그 음악이 그 자체로 클래식이다. 꼭 어느 한 장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의 장르나 스타일에 우열을 두지 않고 모든 음악을 동등하게 바라보면 클래식이라는 범주에 음악을 넣는 기준도 달라지게 된다. 예술로서 바라보는 음악, 그렇다. 임영웅의 음악은 하나의 장르이기를 거부한다.

어쩌면 그녀의 음악을 향한 이런 열린 마음이 그녀의 커리어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었을지도 모른다. 교단의 끝까지 올라가서 맡은 바 주어진 임무를 잘 성료 할 수 있도록 말이다. 본인은 영웅시대 서울 4방에 소속해있다고 했다.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은 기약하며 이 기회를 놓칠세라 나는 또 깨알같이 내 책을 홍보한 철부지 초보 작가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건강하고 행복하게 오늘의 에너지를 간직하고 열심히 살아갈 영웅시대 어머님의 인생을 응원한다며 지하철에서 작별 인사를 나눴다.
 
모든 음악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감정과 표현을 담아내는 "클래식"한 본질을 가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음악의 모든 형태와 장르를 열린 마음으로 경험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이번 리사이틀 공연에서 임영웅은 지난번 고척에서 약속한 대로 트로트를 많이 불렀다. 그 외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공연을 이끌어 갔다. 추억의 주크박스처럼 그 옛날 노래부터 그의 최신곡까지. 첫 콘에 동행했던 어머니는 "옛 생각이 참 많이 났어. 너무 행복했다."라며 공연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의 마지막 임영웅의 메시지처럼
우리 함께 천천히 걸어갈 임영웅이 이끄는 그 길에
영웅시대가 든든한 힘이 되어주고 싶다.
나도 그 영웅시대 중 한 명이라 자랑스럽다.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함께 건행, 그리고
서로를 사랑하고
존경하면서
함께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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