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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기 Feb 27. 2024

물이 아래에서 위로 흐른다면?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법이다. 비가 오면 평지보다 고도가 높은 산속의 계곡물이 아래로 흘러 개천을 지나 결국 강이나 바다로까지 흘러가는 것이다. 암만 파도가 심해도 분수처럼 인간이 인위적으로 조작하지 않는다면 바닷물 혹은 강물이 거꾸로 산꼭대기까지 올라가는 일은 없다.


이렇듯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자연법칙은 인간세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가정을 포함해 직장 혹은 일반 모임이나 단체도 삶의 경험과 연륜이 있는 윗사람이 방향을 제시하거나 주요 의사결정을 하고 나머지는 이를 인정하고 따르는 게 하나의 질서이다. 특히 과거에는 윗사람이 지시한 것은 아래에서 군소리 없이 따르던 권위적인 세상이었다면 이제는 아랫사람도 의견을 개진하여 서로 협의와 조정도 하는 합리적인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윗사람의 권위는 아랫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때 바로 설 수 있었다는 사실은 과거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게 되기 위해 윗사람은 아랫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책임감이나 능력 혹은 인격이 뒷받침되지 않는 權威는 헛기침이나 하는 껍데기 혹은 허수아비 권위에 불과하다.


이와 더불어 낳아서 키워준 부모를 공경하고 정성껏 모시는 것 또한 인간사회의 질서이다. 그럼에도 부모가 늙어 노쇄하고 경제적 능력이 없다고 고생하며 키워준 부모를 홀대하거나 길에 내다 버린다면 이는 이미 인간이길 포기한 망니니들의 칼놀림이다. 또한 팀의 단합을 위해 개인적인 행동을 자제하도록 지시한 선배에게 대어 들어 문제를 일으키는 선수도 있다. 이런 식의 패륜적 모습들이 간혹 사회곳곳에서 일어나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린다. 패륜을 저지른 이들은 모름지기 다른 누군가에 의해 자행된 비슷한 형태의 패륜을 목격하거나 스스로 그 피해자가 될 때 자신의 잘못을 비로소 깊게 깨닫게 될지 모른다.


이렇듯 탄탄한 바위와도 같은 權威의 바탕 위에 서 있는 인간세상의 질서는 쉽게 도전받거나 무너질 성질의 것이 절대 아니다. 또한 이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더욱 찬연히 빛나는 저 하늘의 샛별이요 모진 바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푸르름을 뽐내는 상록수와 같은 것이다.


갈수록 인간 대신 돈이나 물질을, 또한 예의범절이나 의협심 대신 편리함을 중시하는 세상이 되고 있다. 과거에 인간이 흘리던 땀을 한때는 짐승들이 대신 흘렸지만 이제는 로봇이 마치 자기 일처럼 해주기도 한다. 이런 식의 발전은 허드레일속에서 지쳐가는 인간을 보호해 주는 대신 보다 가치 있는 일에 정력을 쏟아붓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자칫하면 땀을 흘리며 배우는 삶의 의미를 망각하게 할 수도 있다. 그리 된다면 무례하고 이기적이면서도 이를 반성하기보다 오히려 합리화하며 마치 마약중독자처럼 환각 속에서 살면서도 그게 마치 정상적인 것이라 착각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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