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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봉기 Mar 01. 2024

物質은 과연 세상을 지배할 수 있을까?

인간이 정신적 존재란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우선 한 인간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서는 한쌍의 남녀가 만나야 하고 사랑을 매개로 생명을 잉태해야 한다. 만일 사랑 없이 생긴 생명이라면 암만 재능이 뛰어나더라도 불량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정품이 아닐 경우 자기보다 강한 이들 앞에서는 겸손하다 돌아서 만만한 이들 앞에서는 오만방자해지는 두 얼굴을 가지기도 한다.


인간에게 있어 能力 못지않게 중요한 건 心性인데 이는 사랑과 화목이란 밭에서 수확되는 것이며 또한 진실의 바탕 위에서 인간의 香氣를 머금기에 인위적으로 가공하거나 돈으로 살 수도 없는 神妙한 것이다.


인간은 숨을 거둘 때에도 육체는 부패하고 형체가 일그러지지만 육체를 이탈한 보이지 않는 혼령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따라서 인간의 정체성이란 건 분명 육체가 아닌 정신에 의해 결정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눈에 보이는 육체나 만져지는 물질의 가치는 중시되는 반면 물질화 내지 구체화되지 않는 정신은 무시되는 세상에 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과연 언제부터 시작된 것이며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모르긴 해도 계급중심이던 농경사회가 산업화되고 세상이 자본주의체제하에서 능력위주로 변화함에 따라 돈이 새로운 계급 내지 권력으로 자리를 잡게 되었고 돈의 위력은 커지기만 했다. 전통사회에서는 하층민들은 귀족들과는 상종하기 어려웠지만 신분간 차별이 사라지며 돈이 있으면 새로운 차원의 신분상승과 함께 과거 불가했던 신분의 벽을 넘는 혼인마저 가능해졌다.


이렇듯 돈으로 대변되는 물질의 위력은 인간 위에 군림하기까지 한다. 따라서 자신의 정체성을 치키는 방어능력이라 할 굳건한 정신이 없다면 돈이란 침략자의 지배를 받고 농락되기 쉽다.


돈은 정치, 경제 외에도 법률, 언론과 교육을 포함해 종교에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한마디로 정신 위에 있는 게 물질이다. 더 큰 문제는 그걸 알지 못하거나 혹은 알면서도 덮어 버린다는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세상이 享樂 중심으로 가는 것이다. 얼마 살지도 못하는 세상에서 즐기기라도 하며 살자는 것이다. 고급 주택과 고급 차량, 고급 음식, 고급 취미로 분칠을 하는데 고급이란 수식어는 하나같이 치장을 벗기면 虛無와 假飾이 남기도 한다. 그러한 空虛함이 초대한 벗이 술이었는데 그걸로 안 되니 이제 마약까지 등장하는지 모른다.


물질은 과연 세상을 지배할 수 있을까? 물질이나 돈은 일시적으로는 인간을 눈멀게 하고 들리지 않게 할지 모른다. 하지만 깨어 있는 사람이라면 결국 물질이란 오염된 나라의 국적을 버리고 정신이란 나라로 이민신청을 하리라 보인다. 이중국적도 가능할지 모르지만 참된 선택은 참된 행복을 가져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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