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잘 안 되고 괴로울 때엔 어떻게 해야 할까?
세상을 살다 보면 '업 앤 다운'이 있다. 뒤로 자빠져도 코가 깨어지는 때가 있는 반면 하는 일마다 대박이 난다. 현재 하고자 하는 일이 잘 안 풀려 식은땀을 흘리는 이들의 눈에는 자신보다 더 힘든 이들은 잘 보이지 않고 잘 나가는 이들만 보인다. 그러면서 "왜 나만 이럴까?" 하고 신세한탄을 하는 것이다. 태어나서 계속 내리막길만 가거나 승승장구만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四柱八字에 大運이란 게 있다는데 현재 대통령도 대선 전 그런 게 왔다고 한다. 그래서였는지 남보다 한참 늦게 사법고시에 합격했던 사람이 정치바람을 타고는 몇 계단을 건너뛰어 최고통치자의 자리에 올랐는지 모른다. 일단 大運이란 게 오면 어떠한 장해물도 그 흐름을 막지 못한다고 한다. 나의 친구 하나도 몇 년 전 大運이 도래했다는데 아니나 다를까 지금껏 사업을 하며 고생만 하던 사람이 최근 꽤 많은 돈을 손에 쥐기 시작하였다. 앞으로도 더 큰 大運이 이어진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돈을 더 벌지 지켜볼 일이다.
八字를 떠나 현실로 돌아와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일이 잘 될 때와 하는 일마다 곤두박질칠 때가 있다. 일이 잘될 때에는 자만하기 쉽다. 특히 인생 초창기에 성공을 한 경우 자칫하면 반대로 중반 이후의 삶이 곤두박질치며 회복이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따라서 상승세가 꺾일 날이 언제일지 또한 그때는 어떻게 대처할지 등을 미리 생각해 두는 것이 현명한 태도라 할 수 있다.
한편 일이 계속 안 풀릴 경우 로또에 당첨이라도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최소한 스스로 위로하며 反轉의 기회를 노릴 필요가 있다. 나의 인생에서도 한때 20대 때 늪속에 갇혀 꼼짝도 못 했던 때가 있었다. 당시 어떻게 되겠지 하고 일을 벌였는데 일은 계속 꼬이기만 한 것이다. 대학졸업 후 전공을 바꿔 대학원에 진학하였건만 별 진전도 없이 제자리걸음만 하니 자신감은 갈수록 떨어지고 불안감만 커지는 것이었다. 결국 학교를 옮겨 남보다 늦게 학업을 마치게 되었다. 그러자 또 하나의 진흙탕길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20대 후반의 나이에 머리를 깎고 이등병 계급장을 가슴에 달고는 군복무란 깜깜한 터널을 통과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일은 즐기기라도 하라"는 말을 떠올리며 묵묵히 군복무에 임하다 보니 계절도 바뀌며 결코 오지 않을 것만 같던 轉役의 날도 오게 되었다.
지금도 20대 중반의 암울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난감하기 짝이 없지만 그와 동시에 그때와는 달라진 현재를 떠올리면 상대적인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당시에 취업이나 하며 남들처럼 살았다면 어땠을까? 당시의 힘들었던 정황은 무리하게 질주하다 수렁에 빠져 한동안 꼼짝달싹 못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렇듯 살다가 인생의 나락에 떨어질 때엔 어떻게 해야 할까? 대책은 강구하지 않고 삶을 비관만 하다 보면 자포자기상태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기억도 하기 싫은 과정들일랑 던져두고 새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태도이다. 과거의 무리하고도 성급했던 판단이 어떤 이유로 나오게 된 건지 따져보면 추후에는 그런 실수도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살면서 겪는 각종 시련은 어찌 보면 인생의 예방주사라 생각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병균이 갑자기 몸에 투입되면 생명이 위태롭기에 미리 균을 적당히 투입해 이겨낼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한 번의 試練을 극복한 후 비슷하거나 더 심한 시련이 오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지만 逆風이 분 다음에는 順風도 분다. 슬픔이 지나간 후 찾아오는 기쁨은 쓰라렸던 과거의 아픔 내지 설움과 대비되어 과거의 상처를 치유해주기도 한다. 그게 사는 재미가 아닐까? 따라서 힘들다고 삶을 포기한다면 결국 반쪽짜리 삶을 살게 되는 것이다. 달콤한 기억만 좇아 자기밖에 모르는 삶을 산다면 힘든 일이 생겨 괴로워하는 이들을 위로할 따뜻한 마음도 없는 차갑고 이기적인 인간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