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를 키우고 늦잠을 잘 수 없게 됐다
나는 잠을 매우 좋아한다.
누군가는 그거 나중에 누워서 영원히 잘 텐데 뭐 그렇게 많이 자냐고 타박하는 사람도 있는데 아침에 눈을 잠깐 떴다가 잠에 취해 또 자고, 또자고 그렇게 12시간을 내리 잘 수 있는 인간이 바로 나다.
그런 요즘의 내 아침은 따끔한 고통으로부터 시작된다.
쓰아악, 쓰아악~
사포로 얼굴을 쓸어대는 것 같은 쓰라린 감각이 느껴진다.
우리 집 고양이가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고 잠든 집사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궁금했나 보다.
그렇다고 그 까슬까슬한 혓바닥으로 매번 확인할 건 없잖아.
“으아아아 아파 이 자식아!!”
결국 벌떡 일어난다.
고양이는 시간을 느낄 줄 안다더니 정말인가 보다.
전날 일 때문에 무리하거나, 늦게 잠이 들어 해가 중천에 뜨도록 일어나지 않으면 볼따귀에 혓바닥을 문지르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사료가 떨어져서 밥 달라고 깨우나 싶었다. 그러나 사료통에 넉넉히 담겨있는 사료를 보고 이내 그것이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아, 더 자고 싶다.’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뜨려다가 다시 드러누워 잠들라 치면 이 녀석이 다시 다가온다.
“알았다 알았어.”
그냥 일어나자.
그렇게 일어나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한다.
그러다가 오후 2-3시쯤 되면 이 녀석이 침대에 자리를 잡고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는데 이때 같이 드러누워 자면 얌전하다.
‘이럴 거면 그냥 한 번에 쭉 이어서 자게 해 주지……’
그래도 이게 녀석만의 애정표현이라고 생각하면 제법 기분이 좋다.
이제는 제법 내 낯짝도 두꺼워졌는지 어지간하게 핥아서는 아프지도 않다.
가끔 핥아달라고 일부러 얼굴을 들이밀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어떻게 알았는지 잽싸게 높은 곳으로 몸을 피한다.
요망한 녀석!
마치 그 징그러운 얼굴을 어디다 들이미냐고 인상을 찌푸리는 것 같아서 가끔 상처를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