갯가재 쏙 쉽게 먹는법
서울에서 김포의 끝자락으로 이사 와서 좋은 점이라면 멀게만 느껴졌던 강화도 가기가 편해졌다는 거다.
본인은 혼자 살면서도 제철 음식을 꼬박꼬박 챙겨 먹는 습관이 있는데 가을에는 전어회, 전어구이, 전어무침을 꼬박 챙겨 먹고 방어청에는 방어를 먹는다.
심지어 동짓날이 되면 반드시 팥죽을 챙겨 먹고, 복날이 오면 삼계탕을 먹곤 한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평소에는 귀찮아서 잘 까먹지도 않는 땅콩이나 호두를 구매해온다. 그리고 동네 마트나 시장에서 오곡밥 재료를 사다가 직접 오곡밥을 지어 먹는……
뭐지?
나를 글로 써 내려가다 보니 정말 요상한 녀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쨌든, 제철 음식에 대한 말이 나왔으니 이야기해 보자면 4월의 끝자락 5월의 제철 해산물은 쏙이라고 부르는 녀석이다.
갯가재라고 부르기도 하고 영어로는 맨티스 쉬림프라고도 부른단다.
새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대다수가 좋아할 법한 갑각류인데 생긴 게 좀 전투적으로 생겨서 그렇지, 속살을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녀석이다.
4월 5월에는 암놈에 알이 실하게 차 있어서 꼬도독하고 고소한 식감도 같이 느낄 수 있다.
김포와 강화 사이에 대명항이라는 항구가 있다.
주말에는 사람들로 복작거리는 터라 차가 대명항에 진입하는 데만 하더라도 꽤 진을 뺀다.
시장에서는 젓갈도 팔고, 선주들이 잡아 온 생선이나 해산물들을 종종 저렴하게 내놓기도 한다.
서해안에서 주로 잡힌다는 이 갯가재를 대명항에서 엄청 저렴한 가격에 만났다.
2-3킬로째로 사서 커다란 들통에다가 푹 삶아버린다.
구워도 좋고 쪄도 좋지만 나는 역시 먹기 편한 게 최고다. 폭 삶고 나서 식용 가위를 하나 챙긴 후 맥주 한 잔 따르고 TV를 보면서 쏙쏙 까먹으면 방구석 생활 쟁이게 이것만큼 좋은 호사가 더 있을까.
갯가재 먹는 법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간단하게 먹는 법을 서술해보자면 양옆의 날카로운 부분을 가위로 11자 형태로 잘라낸 후 안에 살을 쏙 빼서 먹으면 된다. 정말 간단하다.
안 드셔 보신 분이 있다면 꼭 한번 드셔보시길 추천한다.
이런 글은 항상 쓰다보면 입에 침이 고이게 되는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