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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종규 Oct 29. 2024

전쟁의 역사 1

저자의 집필 동기

앞으로 연재될 에세이들은 영국의 버나드 로 몽고메리(Bernard Law Montgomery, 1887-1976) 장군의 1000쪽의 분량을 넘는 대작 [전쟁의 역사]를 부분별로 발췌한 내용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이 책을 선정한 이유는 문명이 고도로 발달했다고 여기는 21세기에도 여전히 세계의 각지에서 <전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은 도대체 무엇 때문인가?>라는 물음 때문이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수많은 전쟁이 이 지구상에서 벌어졌다. 고대 문명이 나타나기 전에도 그리고 그 이후 문명사회에도 인간에게 전쟁은 불가피한 숙명처럼 보인다.


역사적으로 수많은 쓰라린 교훈을 얻었음에도 왜 아직도 인간들은 전쟁을 벌이는가? 아마 심리학자들은 인간 내면의 어두운 본성 즉 파괴적 본성이나 권력에 대한 욕망이 존재하는 한 전쟁은 늘 일어난다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전쟁사가들은 그런 어두운 본성론에 찬성하지 않는다. 전쟁사가로서 저자는 세계 1-2차 대전을 실전으로 체험하고 자신이 연구하고 경험한 전쟁에 대한 교훈을 후대에게 물려주기 위해 이 책을 집필했다고 한다.


서언에서 밝힌 그의 말을 들어보자. "이 책을 쓴 것은 전쟁을 찬양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내가 부각하고자 한 것은, 전사에서 전장에서뿐만 아니라 후방에서 남녀 인간들이 발휘한 각고의 노력이다. 우리는 그러한 인간적인 요인을 이해함으로써 모든 불필요한 고통과 인명 살상을 피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 반드시 각국의 지도자들은 전쟁의 정치적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료한 인식을 가져야 하며, 다음으로는 전쟁의 목적이나 제반 관련 문제에 대해 군 장성들에게 분명한 지시를 내려야 한다."

저자는 다른 위대한 병법가들처럼 전쟁의 예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전쟁의 보상 역시 평화라는 가치라는 것을 다시 강조한다. "전쟁의 지도자인 장군은 전쟁에서 이기는 것뿐만 아니라 전쟁을 예방하는 데 있어서도 자신의 본분을 다해야 한다. 처칠 경은 '내가 이겨서 얻고자 한 최후의 보상은 평화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리고 역사상 언제나 전투는 영구적인 평화를 안겨주지 않고 끝났다는 사실에 좌절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서언에서 인용한 성경의 한 구절은 특별히 장군들의 리더십에 지침이 될 문장이라고 강조한다. 그것은 고린도전서 14장에 나오는 다음의 글이다.  “만일 나팔이 분명치 못한 소리를 내면 누가 전쟁을 예비하리요 이와 같이 너희도 혀로서 알아 듣기 쉬운 말을 하지 아니하면 그 말하는 것을 어찌 알리요 이는 허공에다 말하는 것이라”(고전 14:8-9)“


그가 장군이든 아니면 어떤 조직의 리더이든 간에 그가 공표한 연설이나 문장은 군대나 조직 전체에 명확하고 분명하게 전달되어야 한다. 제갈공명의 전/후 출사표는 이것에 대한 좋은 사례를 보여준다. 특별히 전출사표로 불리는 문장은 누가 읽어도 그 의미가 아주 분명하다. 한 단락만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전한 황조가 흥한 것은 현명한 신하를 가까이하고 탐관오리와 소인배를 멀리했기 때문이오며, 후한 황조가 무너진 것은 탐관오리와 소인배를 가까이하고 현명한 신하를 멀리한 때문이오니, 선황제께옵서는 생전에 신들과 이런 이야기를 나누시면서 일찍이 환제, 영제 때의 일에 대해 통탄을 금치 못하셨사옵니다. 시중과 상서, 장사와 참군 등은 모두 곧고 밝은 자들로 죽기로써 국가에 대한 절개를 지킬 신하들이니, 원하옵건대 폐하께옵서는 이들을 가까이 두시고 믿으시옵소서. 그리하시면 머지않아 한실은 다시 융성할 것이옵니다."


몽고메리 장군 역시 이 책의 서언에서 다음과 같이 그의 소망을 밝힌다. "나는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 정치적이며 말로만 평화로운 이 세상에 대한 쓰라린 절망으로 좌절하지 않는다. 정말이지 나는 확고한 믿음과 희망의 눈길로 저 너머 미래의 세계를 바라본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 책을 세상에 내보내며, 아프리카와 유럽의 전장에서 함께 싸운 전우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

그는 이 책의 1부에서 <전쟁의 본질>에 대하여 논한다. 과연 동서고금의 전쟁에는 어떤 본질적 속성이 있는가? 만약 어떤 리더에게 이런 본질적인 속성이 파악된다면 '전쟁을 미리 예방하는 전략' 혹은 중국의 손자가 말했듯이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략'을 배울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전략의 지도는 아주 명확한 구도와 목표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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