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법이나 전략은 모두 다 전쟁의 역사에서 유래한 경험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이제 우리는 마지막으로 더 본질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인류가 존재하는 한 어떤 형태의 전쟁이나 경쟁(정치, 무역, 군사, 문화 등)은 불가피한 것일까? 전쟁이나 경쟁의 근본적 원인은 무엇일까? 진정으로 인간 사회에서 혹은 국제 관계에서 공정한 경쟁이란 가능할까? 서로 경쟁하면서도 상호 공존할 가능성은 없는가? 우리의 아이들도 성장하면 어쩔 수 없이 냉혹한 경쟁 사회에 던져지기에, 그 어떤 부모도 자기 자식에게 유리한 경쟁 우위의 조건을 만들어주려고 애쓴다.
자본주의자들은 경쟁이야 말로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말하고 반대로 사회주의자들은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자유 경쟁은 절대로 공정한 경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영국과 같은 선진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좀 더 공정한 경쟁을 만들기 위해 교육 제도 내에 <패자부활 시스템 (Second Chance System): 한 번 시험에 실패하거나 학업 진로에서 뒤처진 학생도 다시 기회를 얻어 상위 단계로 올라갈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을 만들어 일반적인 교육 과정에서 학생들은 일찍 진로를 정하게 되지만, 항상 다시 올라올 수 있는 여러 가지 길과 방법을 제시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국가 간의 전쟁이나 기업들의 경쟁에서 이런 패자부활전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필자의 에세이 중 영국의 몽고메리 장군이 집필한 [전쟁의 역사 2] 편에서 <전쟁은 왜 일어나는가?>는 물음에 대하여 문명의 소산이라는 견해와 인간의 본성에 기인한다는 견해가 있다고 소개한다. 그러나 그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합의를 도출할 다른 방법이 없을 때 항상 중재자 역할을 한 것이 전쟁>이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전쟁이 내린 판결은 <정의보다 힘>에 기초한 것이었다는 사실도 덧붙인다.
이어서 그는 전략(Strategy)이란 무력과 군수품 등의 군사 수단을 분배-적용하는 기술로, 여러 정치적 목적을 수행하기 위한 것으로 정의한다. 전술(tactics)이란 실제 전투에서 군사력과 기술력을 배치하고 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전략은 전쟁 행위의 기술이고 전술은 싸움의 기술이다. 그렇다면 역사적으로 전쟁의 필수 요소는 무엇일까? 그것은 군대의 이동과 화력 그리고 안전이다.
2020년 이후 현대의 대표적 경영 전략 10가지를 챗지피티에게 물어보았다. 1) 디지털 전환 전략(Digital Transformation, DX): 모든 사업을 기술 중심으로 재구성하는 전략. AI, 클라우드, 자동화(RPA),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등을 회사 운영 전반에 도입. 2) 고객 중심 전략(Customer-Centric Strategy):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분석. 고객 경험(CX)을 극대화하는 전략. 3) 플랫폼 전략(Platform Strategy): 제품을 파는 기업이 아니라 생태계(Ecosystem)를 만드는 기업으로 전환. 4) 구독 모델(Subscription Strategy): 소유에서 사용 기반 경제(Usage Economy)로 이동. 5) ESG & 지속 가능성 전략(Sustainability Strategy):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의 가치가 기업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
우선 여기까지 정리된 전략을 경영 전략가에게 평가의뢰해도 아마 이미 가장 일반화된 전략 유형이라고 답할 것이다. 아직 새로운 것은 없다. 하지만 정리능력이 대단하다. 다시 나머지 5가지 전략을 살펴보자. 6) 애자일(Agile) & 린(Lean) 전략: 빠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운영 방식. 7) 글로벌 공급망 전략(Supply Chain Resilience): 공급망 리스크 분산, 중국 의존도 축소, 현지화(Localization), 자동화/재고 전략 조정. 8) 인재 중심 전략(Talent & Culture Strategy): 현대 기업의 경쟁력 = 인재 능력 + 조직문화. 학습 조직(learning organization), 디지털·AI 인재 확보. 9) 혁신 전략(Innovation Strategy): 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한 신사업 발굴 전략. 오픈 이노베이션, 스타트업 협력, R&D 투자,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 10) 데이터 중심 전략(Data-Driven Strategy): 데이터를 기반으로 모든 의사결정을 내리는 전략. 예측 분석, AI 기반 의사결정, 고객 세분화, 위험 분석, 자동화 의사결정 시스템.
마이클 포터나 제갈공명에게 물어도 이렇게 명확하게 정리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10가지 전략은 이미 현대 기업 대부분에서 실시 중인 전략을 정리한 것에 불가하다. 그리고 자동으로 생성되는 다음의 주제(손자병법이나 오자병법과 연결한 전략적 해석)를 물어보아도 그럴듯하게 정리만 할 뿐 아직 실제 현장에 적용할만한 그다지 창조적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의 물음의 방향은 경쟁에서 승리하는 비법이 아니라 상호 공존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것이다. 다윈의 진화론적 모델을 적용해도 자연계에 다양한 종들이 경쟁하면서도 공존하는 사례를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즉 생태계에서는 여러 종이 같은 자원을 두고 경쟁하지만, 각기 다른 생태적 지위를 차지함으로써 공존할 수 있다.
아마 인간 사회에서도 경쟁은 발전과 혁신을 촉진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으며, 동시에 협력을 통해 상호 공존을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균형은 복잡한 사회적, 경제적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경쟁과 공존은 상호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서로를 보완하며 발전할 수 있는 관계라고 교육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 세대는 디스토피아의 우울한 이미지로 가득 찬 세상에서 살아갈 것이다. 노무현 정권 때부터 북유럽의 교육 시스템을 연구하였는데, 아직까지 대한민국의 교육 제도가 그렇게 변화되었다고 느끼는 학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왜 그런가? 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에세이에서 다시 논하기로 하고 포터가 결론적으로 제시하는 <경쟁사 분석을 위한 포트폴리오 기법>을 알아보자.
그는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1970년대에 개발한 BCG 성장–점유율 모형 (BCG Growth-Share Matrix)을 먼저 소개한다. 이 모형은 기업이 여러 사업을 보유할 때, 어떤 사업에 투자하고, 유지하고, 철수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위해 사용한 것이다. 판단을 위한 두 가지 핵심 변수는 시장 성장률 (Market Growth Rate)→ 시장의 매력도(확장 가능성)과 상대적 시장점유율 (Relative Market Share)→ 기업의 경쟁력(원가우위·규모의 경제 등)이다. 그리고 네 가지의 사업 유형을 분류하고 그것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1) 스타(Star): 성장률 높고 점유율 높음, 공격적 투자, 시장 지배 2) 물음표(Question Mark): 성장률 높고 점유율 낮음, 선택적 투자 또는 철수 3) 캐시카우(Cash Cow): 성장률 낮고 점유율 높음, 수익 창출/안정적 운영 4) 도그(Dog): 성장률 낮고 점유율 낮음, 철수·축소·전략적 유지. 삼성전자에 적용한 BCG 모형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1) 메모리 반도체(DRAM, NAND)-캐시카우: 세계 1위 점유율, 시장은 성숙기(성장 낮음), 현금창출원 2) 스마트폰(갤럭시 S/A)-스타~캐시카우 사이: 글로벌 1~2위 점유율, 시장 성장 둔화(중성장) 3) 가전(냉장·세탁·TV)-캐시카우: 점유율 높고 시장 성장 낮음 3)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스타: AI/고성능칩 성장률 높음 + 점유율 상승(2위) 4) 전장·배터리 연계 신사업-물음표: 성장률 높지만 삼성의 점유율은 낮은 편, 투자 필요.
이 보다 더 발전된 기법은 GE(General Electric)와 맥킨지(McKinsey & Company)와 함께 구성한 정교한 포트폴리오 분석 도구이다. 이 기법은 두 가지 요소를 판단의 근거로 제시한다. 첫째는 산업의 매력도 (Industry Attractiveness) 즉 시장 성장률뿐 아니라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시장 규모와 성장률, 수익률, 기술력·혁신 속도, 경쟁 강도, 규제 환경, 글로벌 확장성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사업단위 경쟁력 (Business Strength / Competitive Position) 즉 점유율 외의 다양한 경쟁력 요인을 평가하는 것이다. 브랜드 파워, 기술력, 품질/서비스 역량, 비용 구조, 마케팅/유통 능력, R&D 역량 등으로 예측하는 모형이다.
이런 포트폴리오를 중심으로 최종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은 최고 경영자 혹은 고위 임원 그룹이다. 그러면 마국의 기업들은 위기의 순간마다 적절한 CEO를 영입하여 위기를 극복해 왔다. 경영과 소유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구원 투수의 교체 시스템이 작동하는 것이다. 채용 방식 역시 평상시와는 다르다. 1) 내부 승진보다 외부에서 데려오는 비율 증가: 기업문화가 썩어 있다고 판단될 때 외부 수혈 2) 헤드헌터가 아닌 ‘보드 직속 비밀 위원회’가 선택: 위기 때는 이사회가 직접 숨어서 후보군을 구성(후보 인터뷰는 철저히 비공개) 3) 평판(back-channel reference)이 공식 평가보다 중요: 실제 업무 파트너·투자자에게 비공식적으로 평판 체크
실제 기업들이 사용하는 평가 도구는 상황 리더십(Situational Leadership) 평가, 극한 스트레스 인터뷰(Pressure Interview), 시나리오 기반 의사결정 테스트, 전환기 리더십(Transition Leadership) 역량 지표, 이해관계자 지도(stakeholder mapping) 능력 평가 등이며, 이는 “위기 리더십”에 맞추어 설계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세계적 기업은 위기 시 어떤 CEO를 뽑는가? >라고 묻는다면 단기 위기 진압 능력 + 전략적 대전환 능력 + 이해관계자 협상력 + 신뢰 회복 능력이 있는 사람 즉 천재형 리더보다 검증된 위기관리자(turnaround leader)를 선택하는 경향이 훨씬 강하다.
사실 이런 리더는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동아시아 기업이나 국가들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려면 봉건적 색채가 농후한 최상위 학벌의 엘리트 그룹이나 주로 운동권 경험이 풍부한 권력 투쟁에서 승리한 그룹들이 모든 분야의 정책에 관여하고 아직도 대기업의 대부분은 오너 일가의 경영 승계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부터 혁신해야 할 것이다. 과연 이제까지 익숙해진 유교적 조직 문화로서 총체적 위기 즉 국가적 난국을 극복할 수 있을까? 필자는 교육계에 있기 때문에 역대 정권의 교육부 장관의 인선이나 정책 변화를 주시하여 왔다. 그동안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인사가 교육의 미래를 설계하고 집행한 적이 있는가? 만약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면 왜 한국의 사교육 지출 부담이 세계 최상위인가? 100년 앞이 아니라 당장 10년 앞에 배출될 인재들이 창조적 혁신과 위기 극복 능력을 가지게 하려면 지금 당장 뭔가 변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