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전입 직원 환영 회식을 했다.
“메뉴를 뭘로 할까요?”
“원 하는 대로 합시다.”
잠시 후 의견 수렴 결과가 온다.
파스타 2, 삼겹살 3, 한정식 3, 아무거나 3
(이십대 1, 삼십대 3, 사십대 4, 오십대 2, 육십대 1이 (여 8 남 3) 결정한 메뉴다.)
캐스팅보트를 행사한다.
“비도 오고 하니 쌀밥으로 갑시다.”
이 집 음식은 맛있다.
황태구이 한 마리, 불맛 나는 삼겹살, 고추장 꽈리고추 멸치볶음, 그리고 임금님표인지 대왕님표인지로 지은 돌솥밥이 나온다.
먹는 것은 즐거움이다.
어울려 먹을 때는 더 그렇다. 동동주도 한 잔씩 했다. 도자기의 고장답게 예쁜 호리병에 담아 나온다. 밖에 비까지 온다. 자연스레 이야기가 길어진다.
못다 한 이야기 더 하자고 카페로 옮겼다.
대화가 드라마를 거쳐 영화로 이어진다.
“왜 결말을 그렇게 했을까? 그건 옥에 티야.”
“난 그 장면이 좋던데?”
“어? 그런 장면이 있었어?”
드라마나 영화는 지극히 개인적 취향이다.
극의 흐름, 배우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오늘 모임에서 주목한 것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 대한, 내가 갖지 못한 지식에 대한 것이다.
다른 대부분이 주목하지 않은 장면을 본 사람은 비판력이 강한 사람인가? 보고 싶은 것만 본 것인가?
왜 다른 사람이 최하점수를 준 장면에 최고점수를 주었을까?
우리는 살아가면서 경험과 독서, 공부로 신념을 내재화한다.
특히 경험은 절대적이다.
옛 어른들은 도둑질 빼놓다 다 배우라고 했다.
인간이 행하면 안되는 일을 대표하여 도둑질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만큼 넓은 시야를 갖어야 한다는, 앞뒤 위아래 고루 살피며 살라는 의미일 것이다.
도덕 ‘6.생명을 존중하는 우리’ 단원이 있다.
우리 주위는 수 많은 생명체가 서로 어울려 살아가고 있으며, 생명은 그 자체로 소중한 것임을 배우는 시간이다. 우체통에 둥지를 튼 새를 위해 우편물 보관함을 따로 만든 이장님께 고마운 편지를 써 보고, 화단의 꽃을 보호하는 실천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장에 나가 신호등을 그려 놓고, ‘꽃을 꺾을까?’ ‘안돼 멈춰’, ‘바른 행동은 무엇인가’ 멈춰 생각해 보고, ‘꽃은 눈으로만 감상해야지’ 실천하기를 배운다. 생각의 톱니바퀴로 피라미드 토의를 하며 해결 방안을 도출한다. 톱니바퀴가 몇 개지?
도덕 수업에, 국어, 수학, 미술, 체육, 즉, 교과 영역에 얽매이지 않는다. 통합교육과정이다. (간학문적, 다학문적, 탈학문적이라는 용어도 사용한다.) 건축가이면서 시인이자 의사인 사람, 농부이며 철학자이며 정치가인 사람이 많아지면 어떤 모습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