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17.삶의 무게

by 재학

아들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했다. 수업 시간이면 과목에 상관없이 깊은 잠에 빠져 있고, 잠을 자지 않는 유일한 시간은 급식 시간뿐이라고 했다. 잠을 깨우는 친구나 선생님은 미친 듯이 화를 내는 아들의 모습을 보며 피한다고 했다. 담임선생님, 상담 선생님 어느 사람과도 대화하지 않으려 한단다. 친한 친구도 없고,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한다고 했다. 담임선생님은 문제가 많다는 말을 용케도 피하며 하고자 하는 말을 하고 있었다. 전혀 뜻밖이었다.

“말대꾸 한 번 안 한 아이인데….”

얼버무리는 상일의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회복이 어려울 만큼 망가져 있었다.

담임선생님을 면담하고 돌아오는 길에 상일은 처음으로 떠나간 아내의 얼굴을 떠올렸다.

‘그냥 지방으로만 돌아다닐걸’

‘차라리 내가 떠날걸….’

술 없이 잠들 수 있는 밤이 드물었다. 베개에 얼굴을 묻고 소리 나지 않게 울음을 삼키다 잠드는 날이 이어졌다. 아들은 더 온순해져 갔다. 방안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 날이 늘어 갔다. 사춘기 소년다운 팽팽함을 찾을 수가 없었다. 상일은 날마다 술을 마셨다. 정신을 잃을 때까지 마시고 들어와 쓰러지듯 잠들고, 아침에 깨질 듯한 머리를 담배로 달래며 출근했다.

‘사는 게 참 버겁군.’

삶의 무게가 어깨를 짓눌렀다.

이전 04화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