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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림부스 Aug 13. 2023

13. 아직 승인받지 못한 땅

광주 산수동 재개발

내 기억 속에 있던 주택과 아파트 그리고 골목길은 신기루처럼 사려져 버렸고 지난 사진을 다시 돌아보지 않는 이상 이곳에 예전에 무엇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불과 1년 사이지만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 아니겠는가? 시간이 이대로 지나면서 휘발성이 강한 우리들의 기억은 금방 사라져 버린다. 내가 거주했던 아파트와 자주 가던 미용실 건물까지 모두 사라져 버렸고 그 위에는 새로운 건물이 올라갈 준비를 나타내주는 토지만 남아있다.


이러한 사라진 기억을 채우기 위해 사진은 기록으로서의 역할을 한다. 핸드폰에는 '폭염경보' 재난문자가 수시로 오고 있는 8월 첫째 주. 한낮의 기온은 36도. 체감온도는 40인 날씨의 광주.  나는 다른 개인작업차 광주에 내려왔다가 조금 씁쓸한 이야기를 들었다. 새로운 아파트를 올려야 하는 부지가 아직 사업승인을 허가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에 위치한 다른 상점과 병원 주차장까지 포함시키기 위하여 아직까지 협의 중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누군가에게는 애타게 기다리고 있던 '재개발'이라는 시간. 하루빨리 새로운 아파트이자 새로운 집에 들어가고 싶은 사람들은 아파트가 올라가기만을 기다리고 기존에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새로운 아파트에 들어가서 사는 날만 기다려왔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재개발. 그 새로운 집에 대한 문턱은 공사현장을 가리고 있는 높은 철제 장벽처럼 높았고 앞날은 가림막에 가려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누군가는 애타게 기다렸던 시간이지만 아직까지 허락받지 못하고 쉽게 들어갈 수 없는 땅으로 변해버린 이곳. 새로운 아파트에 대한 기다림의 시간은 하염없이 흘러가고 있다. 그동안 살아왔고 당연히 다시 들어가는 줄 알았지만. 나오고 다시 들어가기에 다시 허가가 필요한 이곳. 


지금까지 이곳은 광주광역시 동구 산수동 호남맨션과 그 주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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