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집안은 가족 구성원 대부분의 능력이 대단하다. 모두 공부를 잘하고 좋은 학교를 나와서 선망하는 직업에 종사하니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산다. 그러나 이런 집안에서도 빠지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어서 집안의 블랙쉽이 되기 쉽다.
마드리갈 집안에서 유일하게 특별한 재능이 없는 주인공 미라벨도 다른 가족들처럼 재능을 가지고 싶지만 그렇지 못했던 소녀이다. 그녀는 괜찮은 척하려 해도 평범한 자신을 견딜 수가 없다. 왜 자신만 가족을 자랑스럽게 만들지 못할까 하여 매 순간 괴로운 미라벨의 이야기로 들어가 보겠다.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할머니 아부엘라는 과거 전쟁을 피해 할아버지와 아기 세 쌍둥이를 데리고 피난하다가 할아버지를 잃고 홀로 세 아기들을 키워서 마드리갈 가족을 이루었다. 그녀의 자손들은 모두 특출한 재능을 가져서 그들의 마을 엔칸토에 기여하는 대단한 사람들이다.
세 자녀 중 페파 이모는 기분에 따라 날씨를 변하게 하는 능력이 있고, 브루노 삼촌은 미래를 보는 능력이 있으며, 엄마는 음식을 먹여서 사람을 치료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사촌 돌로레스는 미세한 소리까지 들을 수 있고, 카밀로는 다른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으며, 큰언니 루이사는 엄청난 힘으로 다른 사람의 무거운 짐을 들어주며, 언니 이사벨라는 대단한 미인으로 주변에 꽃을 피워 밝게 해 준다. 아직은 어려서 재능을 발견하지 못한, 미라벨과 같이 지내는 사촌 안토니오도 나중에 동물의 말을 알아듣는 재능을 갖게 된다.
오직 미라벨만 자신 앞의 마법의 문을 열기 위해 손잡이를 돌리는 의례에서 실패하여 자신의 문이 없어지며 벽이 그녀를 가로막는 절망적인 상황을 맞은 아이가 되었다.
그러나 삼촌 브루노는 미라벨의 의례 이후 행방을 감추었고, 큰언니 루이사는 무언가 불안한 표정을 감추지 못하더니 결국 미라벨에게, 자신이 가족을 위해 꼭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짐이 무거워졌다는 고백을 하고, 갑자기 그들의 보금자리 집인 카시타에 여기저기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미라벨은 집에 대한 미래의 비전을 보기 위해 브루노의 방문을 열고 그 안에 들어가는데 그곳에 있는 깊은 동굴에서 브루노를 찾지만 그는 도망가고, 거기서 빛나는 유리조각들을 발견한다. 그것을 퍼즐처럼 맞추어보니 무너지는 카시타를 배경으로 미라벨이 앞에 서있는 형상이었다. 이것만으로는 해석이 불충분하여 미라벨이 브루노를 찾다가 복도의 액자뒤에 통로를 발견하고 들어가니 거기에 브루노가 있었다. 그는 애초에 떠나지 않고 집에 머물며 가족들을 틈으로 보고 그리워하며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미라벨의 의례 전에 유리그림에 나타난 미래의 환영을 보았는데 그것을 가족들에게 말하면 미라벨이 집에 해를 가할 것이라고 잘못 해석할까 봐 말하지 않고 사라졌던 것이다. 그는 미래는 열려있다며 오히려 미라벨이 카시타를 지키는 주인공일지도 모른다고 한다. 미라벨이 비전을 더 보여달라고 부탁하니 나비가 날고 있고, 미라벨이 어떤 여자를 포옹하며 가족의 상징인 촛불을 지키는 형상이 보였다.
그 어떤 여자가 사이가 안 좋은 언니 이사벨라라고 확신한 미라벨이, 평소 버릇없는 공주병 환자라고 생각한 언니를 찾아가서 대화를 시도하지만 언니는 미라벨이 자신의 완벽한 인생을 위한 결혼 절차를 망쳤다고 소리친다. 그러나 결국 그녀도 완벽해야만 하는 인생 때문에 괴로웠다며 사실 결혼도 가족을 위해 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고백한다. 그러더니 평생 아름다운 장미만 만들던 이사벨라는 가시가 있는 못생긴 선인장을 비롯한 키 큰 야자수, 무화과 넝쿨, 열매를 맺는 포도, 심지어는 끈끈이주걱까지 만들며, 예쁘기만 한 것들 말고 진실된 것을 만들겠다고 소리치며 여전히 아름답지만 야생적인 모습으로 변한다.
이때 할머니가 나타나 이 모든 사단이 미라벨 때문이라며 브루노가 떠난 것도, 루이사가 힘을 잃은 것도, 이사벨라가 통제 불능이 된 것도, 집 카시타에 금이 간 것도 다 그녀 때문이라고 비난한다. 미라벨도 지지 않고 할머니는 가족에게 부족한 것만 보는 사람이라며 오히려 할머니가 촛불을 위험에 빠트리고 집을 부수는 것이라며 대든다. 이때 모든 가족들의 능력이 사라지고 집은 붕괴한다.
자책하며 강가에서 울고 있는 미라벨에게 할머니가 다가온다. 그 강은 할머니가 전쟁을 피해 건너온 가족을 살린 기적의 강이었다. 그때도 나비가 날고 있었는데 둘이 앉아있을 때도 나비가 날아온다. 할머니는 기적이 누구를 위한 기적이었는지 본질을 잊었었다고, 너희들 자체가 기적이라고 미라벨에게 사과한다. 미라벨도 할머니 덕분에 우리가 가족을 이룬 거라며, 함께라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고 둘은 포옹한다.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까지 협력하여 집이 다시 지어지고 새집으로 들어가는 날, 할머니는 현관의 손잡이를 미라벨에게 쥐어준다. 문 앞에서 마음 조리며 기다리던 어린 미라벨의 모습이 겹쳐진다. 가족들이 그녀의 용기가 진짜 재능이라며 격려하고, 그녀는 드디어 자신의 문을 연다.
이제 그녀의 마법의 세계가 시작된다.
잘난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사는 소녀의 중압감은 대단하다. 그러나 우리는 주위에서 천재 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사회성이 떨어지고 생활할 때 남에게 의존적인 것도 많이 보아왔다. 결국 뒤집어보면 어떤 점에서 미라벨은 이 집안에서 유일하게 여러 특성이 골고루 발달한 심리적으로 균형 잡힌 성격의 소유자라고도 볼 수 있다.
또한 동심을 파괴해서 미안하지만, 가족들의 천재성도 자세히 보면 아주 평범한 특성이다. 날씨를 변화시키는 페파 이모는 결국 변덕이 심한 성격 탓에 주변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는 것이고, 미래를 본다는 브루노 삼촌도 대머리가 될 거라는 것이나 배가 나올 거라는 등 노화 때문에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을 말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그것을 불길한 예언이라고 한다. 엄마가 음식으로 사람들을 치유한다고 하는 것도 보통 어느집에서나 모든 엄마가 하는 일이다. 사촌의 작은 소리까지 듣는 능력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빨리 파악한다는 것의 비유이고, 카밀로의 변신능력은 그가 다른 사람의 흉내를 잘 낸다는 것이다. 큰언니가 다른 이들의 무거운 짐을 든다는 것은 그녀가 큰딸 콤플렉스로 집안을 돌보는 책임감에 시달린다는 것이고, 작은 언니의 공주병도 집안에서 우연히 예쁘게 태어났는데 좋은 집으로 시집보내려 하니 늘 자신을 가꾸는 일에 몰두한 것이다. 이렇듯 집안 어른(할머니)의 기대에 부응하려는 노력들은 구성원들의 마음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것이 당연해서 마음을 상징하는 집 카시타에 균열이 생기고 결국 무너지는 원인이 된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아서 부담이 없는 미라벨만이 이 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좁은 분야의 재능을 가지고 그 도구로 세상을 볼 수 있었다면, 마리벨은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릴 때 발견할 수 있는 좁은 재능과는 달리 그것은 오랜 기간의 성숙을 필요로 한다.
그때까지는 미라벨도 자신이 평범해서 집안의 자랑거리가 못 되는 것에 대해, 자신의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열지 못한 것에 대해 괴로운 마음을 가진다.
할머니가 세 아이를 데리고 살아남은 것은 기적이었다. 그리고 훌륭하게 가문을 일으킨다.
그런 할머니는 가족들의 마음에 초자아로 존재한다. 힘을 주기도 하지만 그들의 발달에 많은 제한을 가하기도 한다. 남의 짐을 들어주기만 하는 사람은 없으며, 예쁜 생각만 하는 사람은 없지만 할머니는 자랑스럽고 좋은 측면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모두의 약하고 어둡고 이기적이고 충동적인 생각들을 억압한다. 그러나 무의식의 압력 때문에 결국 마음을 상징하는 집은 붕괴한다. 집이 무너지고 나서야 할머니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자신의 문을 가지지 못해서 마법의 세계로 들어가지 못해 실망했던 소녀 미라벨은 모든 특성을 통합할 수 있는 '균형'이라는 재능을 가진 소녀로서 새로운 집의 문을 열고 자신의 고유한 세계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