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생적으로 우울한 사람이 있다.
아무리 사랑과 관심을 받아도 밝아지지 않는 사람이 있다.
나처럼 말이다.
나의 어두움을 숨기려 더 크게 웃고, 더 과장된 행동을 하며 바보같이 굴어본다.
그럴수록 더 큰 자괴감에 빠질 뿐이다.
이런 나를 누가 사랑해 줄 수 있을까?
해바라기가 되고 싶었지만, 깊은 숲 사람이 찾지 않는 커다란 나무 밑에 자라는 이끼가 되어버렸다.
알아주는 이 없어도 그늘 밑에서 조용히 자신의 존재를 증식시켜 나가는 그들이 꽤나 근사해 보이기 시작했다. 나무를 보호해 주고 흙을 품어주는 이끼가 되어야겠다.
그늘진 나를 내가 사랑해 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