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신 내리는 비 때문인지,
어거지로 입고 나온 불편한 속옷 때문인지,
하루종일 짜증이 났다.
뿔난 마음은 결국 옆에 있는 가까운 사람에게 돌아간다.
입 밖으로 말을 뱉기 민망해질 만큼 별거 아닌 이유들로 짜증 내다 싸우다 흘겨보다
이내 웃어버리기를 반복한다.
나도 모르는 이유로 짜증이 날 때가 있다.
근데 알고 보면 다 알고 있다.
인정하면 내가 너무 치사스럽고 하찮은 사람처럼 느껴질까 봐 내 마음을 모른척해버린다.
네 잘못도 내 잘못도 아닌 일인데.
나는 또 원망 어린 얼굴을 잔뜩 보여줬다.
"너만 있으면 돼.
너랑 있어 행복해.
항상 감사하게 생각해"
서로 다친 마음을 핥아주며 자기 위안 삼아 본다.
나는 이렇게 여전히 철없는 나이로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