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도자기 한 달 차, 제법 예뻐진 흙덩이들

내가 만든 것들이 세상에 나오게 되다니

by 또록



[물레작업은 어려워]


물레로 기물을 차면 2-3시간이 금세 사라진다. 그 기물들은 며칠 동안 금이 가지 않도록 잘 말린다.

그러고 나면 다음 공방 방문 때 그 기물의 굽을 깎는다. 초보다 보니 내가 만들고 싶은 기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손이 가는 대로 우선 만들고 본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일자컵 모양이 기본이라고 했다.

일자컵을 만들어보되 크기를 조금씩 키워나가 보자 하셨다. 거기서 조금만 벌리면 대접도 되고, 접시도 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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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일자컵은 내게 어려웠다. 바닥 펴는 것부터 쉽지 않았고, 결국 겉만 일자로 보이게끔 만들기까진 성공했다.

자투리 흙으로는 조그마한 화병도 도전해 봤는데 기물을 만들 때 물을 얼마나 많이 썼는지, 기물은 중심을 잃었고, 제대로 정리도 못해서 손자국에, 기물의 전 부분도 찌그러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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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치의 시작]


되도록이면 원하는 기물을 스케치를 하고 그에 맞춰 작업을 해야 실력이 는다는 선생님의 말에 기물 먼저 뽑아버렸지만, 늦게나마 무엇으로 완성할지 스케치를 해봤다. 우선 손잡이도 만들어 볼 겸 컵으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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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할 때와 구워져서 나왔을 때 색이 다른]


물레가 어렵다 보니 종종 손작업으로 나만의 힐링타임을 갖는다.

그렇게 만들어진 토끼 접시와 수저받침대도 함께 채색 작업을 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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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완성된 나의 컵과 작은 화병, 토끼접시.

컵은 초벌 때까지가 더 예쁜 것 같기도 하지만 많이 칠해봐야 가늠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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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의 자리에서]


손잡이가 큰 건 오로지 나의 취향.

다만 라떼컵 모양의 컵은 사실 커피잔보다는 사약잔처럼 큼지막한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이 컵에 보통 시리얼을 먹는다. 시리얼 먹기 딱 좋은 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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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병도 안의 두께는 엉망이지만, 시들어가는 꽃들을 하나둘 정리하다가 조금 남았을 때 꽂아두기엔 아주 딱이다.



내 손에서 만들어진 모든 것들이 모두 쓰임대로 쓰이고 있다.

참으로 행복한 흙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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