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정말 몰랐었네]
같은 가마에서 나왔지만 화병은 20분, 바구니는 6시간이 걸렸다.
그 후회(?) 가득한 6시간을 짧게 기록해보고자 한다.
과자를 넣거나, 포스터들을 돌돌말아 넣어두는 바구니를 만들고 싶었다. 코일링 기법으로 만들기로 했다.
쉽게 표현하자면 코일링은 흙을 손으로 비슷한 두께의 가래떡을 만드는 과정이다. 그 가래떡들을 차곡차곡 쌓고 정리하여 내가 원하는 기물을 만든다. 흙은 제대로 정리가 되지 않으면 갈라져버리니, 마치 처음부터 하나였던 것처럼 손으로 잘 다듬어준다. 손으로 만든 자국들과 비정형이 매력이기도 하다.
[조형토의 까실함]
이날 쓴 흙은 처음 만져보는 흙이였다.
까실까실 모래 섞인 느낌의 조형토였는데 난 그 특유의 까실함이 나쁘지 않았다.
그 낯설면서도 설레이는 흙을 만지는 것도 얼마가지 않아 일정한 두께의 가래떡을 뽑아내는 것에 1차 위기가 찾아왔다. 손의 리듬감과 힘 조절이 처음이라 엉망이였던 것이다.
콩나물마냥 시작은 동그랗고 컸지만 끝으로 갈 수록 콩나물 뿌리처럼 실처럼 가늘어져만 갔다.
그래, 긴 가래떡 말고 떡꼬치를 만든다 생각하고 다시 심기일전!
그리고 이 떡꼬치를 바닥에 세우고 그 위를 울타리처럼 고정하고 또 떡꼬치를 세우고 또 울타리로 고정했다.
이 과정에서 코일링을 아주 얇게 밀어 흙덩이와 흙덩이를 붙이는 틈새를 또 메꿔줬다.
그러다보니 코일링은 흙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주는 작업이기도 하다.
[대체 언제 끝나는거지?]
생각보다 길어지는 시간에 땀이 삐질삐질 났다.
시작한지 3시간이 지나가니, 이걸 왜 하고 있는지 현타가 왔다.
"흙은 정직하다. 내가 하는 대로 나온다"
선생님께서 날 응원해주었지만, 나는 이걸 왜 시작했을까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바구니를 만만히 본 죄를, 아니 코일링을 쉽게 본 죄를 이렇게 빨리 받게 되다니!
초보자의 길은 멀고도 험난했다.
그렇게 후회속에서 6시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중간에 멈추고 다음에 이어서 작업을 하면 흙의 마르기가 달라 금이 가기 쉽다고 했다.
그래서 이 작업은 되도록 하루에 끝내는 게 좋다고..
어쩌면 이점 때문에 작업의 끝을 봤을 수도 있다.
[넌 나의 마지막이야]
바구니 하나 만드는데 6시간이라니, 뭔가 허탈한 기분도 들었지만
가마에서 구워져 나온걸 보니 금 하나 없이 깨끗하게 잘 나와서 성취감도 컸다.
하지만, 다시는 바구니는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이 더 크게 들었다.
니가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바구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