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손으로 만든 가을

도자기 2개월 차 시작!

by 또록


[삐뚤 삐뚤이 더 좋아]


물레를 배우기로 한 이상 물레차는 것을 꾸준히 해야 하지만, 정형화된 작업은 여전히 어렵다. 그래서 종종 손을 이용한 작업으로 빠진다.

단풍나뭇잎, 밤, 도토리, 곰, 다람쥐, 나무, 솔방울, 산수유 등 생각나는 가을의 모양을 스케치하고 오려냈다. 작업은 흰 흙으로 했고, 물감으로 색도 입혔다.



[초보라 그런 거 맞지?]


색을 입히는 건 여전히 어렵다. 칠할 때와 구워서 나왔을 때의 색이 달라서, 항상 기대감 반, 불안감 반으로 결과를 기다리게 된다.


0103.jpg



초벌과 재벌 시에도 그 차이는 존재한다. 특히 회색을 바랐던 곰은 흑곰이 되어 나타났다.

모양을 내고 끈이 들어갈 구멍을 뚫는 걸 깜빡해, 뒤늦게 작업하다가 버섯 하나와 산수유 하나를 떠나보냈다.



01030.jpg



불투명한 유약으로 시유를 하고 끈으로 연결해 모빌을 완성했다.

가을의 시작이다.








KakaoTalk_20260103_105311109_01.jpg



모빌만으로는 아쉬워 가을 느낌의 그림을 더해 접시 작업도 이어갔다.

뾰족한 라운드를 파다가 금이 쉽게 갈 수 있다는 선생님의 조언에 방향성을 바꿨다.



KakaoTalk_20260103_111310834.jpg
KakaoTalk_20260103_111310834_01.jpg


0103-1.jpg



스케치도 내가 자른 흙의 모양에 맞춰 수정했다. 아직까지는 매끈한 성형은 어렵다. 그에 맞는 유약을 찾고 바르는 것도 쉽지 않아, 대신 아기자기함을 더 해보기로 했다.



0103-2.jpg


[완성된 접시를 받은 날]


가이드가 없다 보니 너무 물결치게 잘라버린 다람쥐 접시다. 영 균형이 맞지 않다. 붓터치도 지저분한 감이 있다.



0103-3.jpg
0103-4.jpg


여우접시는 굽도 달아 더 귀엽고 고급진 느낌이다.

물론 내가 바란 색은 아니다. 어두운 가을밤을 닮은 짙은 남색을 떠올렸는데, 생각보다 푸르른 파랑이 나왔다.

하지만 굽은 잘 만들어졌다는 선생님의 칭찬에 괜히 어깨가 들썩여졌다.



다른 계절도 기다려진다.

이전 05화[4] 6시간짜리 바구니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