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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윤 Jan 05. 2024

진화하는 스포츠 세리머니의 세계

이색 스포츠 세리머니 열전

프로농구 KT의 허훈이 진화하는 스포츠 세리머니의 또다른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허훈은

삼성을 상대로 6연속 3점 슛 성공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는데, 부상으로 마스크를 착용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놀라운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허훈은 블랙펜서 세리머니를 선보였고, 허훈을 시작으로 벤치도, 관중들도 환호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잉글랜드 축구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은 팀이 4대 2로 이긴 뒤, 격정적인 세리머니를 진행하다가 그만 결혼 반지를 떨어뜨리고 말았는데. 문제는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점, 당황한 클롭은 세리머니 동작을 잠시 멈추고 소중한 결혼 반지를 찾아야 했습니다.      



여자배구 도로공사는 개막 이후 첫 승에 번번히 실패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마침내

첫 승을 거두는 순간, 최 고참 임명옥 선수가 김종민 감독의 손을 잡고 코트로 데려왔는데요

우승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김종민 감독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나왔는데, 선수들이 이른바

인디안 밥 세리머니를 시작했습니다. 최고참 선수가 시작하자 눈치 보던 후배들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는데요, 김종민 감독의 모습은 아주 행복해 보였습니다.      


여자배구에서는 감독과 선수들이 이렇게 친밀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꽤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강성형 감독과 현대건설 선수들의 하이파이브입니다. 경기가 시작되기전에 하이파이브를 할 때 유독 세게 때리는 선수들이 많아서 강 감독은 아픔을 참기도 하고, 심지어 테이프까지 붙이고 나올 정도인데요, 분명 아프지만 그 순간을 즐기는 모습입니다.       


축구에 최고 수비수 김민재가 있다면 씨름에도 1인자 김민재 선수가 있습니다. 김민재 선수는

우승하면 감독을 멋지게 모래판에 패대기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감독 입장에선 패대기 당하기를 간절히 바랄 것 같습니다.      


레슬링에서는 우승 이후 지도자를 번쩍 들어올리는 세리머니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박장순 선수를 시작으로, 레슬링에서 국적과 인종을 뛰어감독을 들어올리며 힘자랑을 하는 것이 유행하고 있고, 금메달리스트가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수로 금메달을 땄을 때 감독과 즐거움을 나눴던 안한봉 선수는 제자가 금메달을 따자 제자김인섭을 매트에 메치는 세리머니를 하면서 여전히 감각이 살아있음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유승민 선수가 중국의 왕하오를 물리치고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자 선수보다 더 좋아하는 김택수 코치의 모습은 여전히 스포츠팬들의 기억속에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이처럼 감독과 선수가 함께 하는 세리머니는 선수 혼자하는 세리머니보다 두배의 즐거움을 주지만 때로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때 대한민국전에서 브라질 감독이 보여준 골 세미머니 장면은, 상대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감독 세리머니는 역시 히딩크처럼 독자적인 어퍼컷 세리머니 정도가 적당한 것 같습니다. 온두라스 축구 감독처럼 세리머니에 너무 집중하면 다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스포츠에서 세리머니의 시작은 1982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나온 타르델리의 포효하는 동작부터라고 이야기합니다. 타르델리의 환호를 시작으로 축구에서 골 세리머니가 유행하기 시작해 스포츠 전반으로 퍼져나갔다는 것입니다. 베베토의 요람 세리머니는 세계적으로 유행했고 여러 창의적인 세리머니가 등장해 축구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나 안정환의 쇼트트랙 세리머니가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세리머니로 가장 유명한 것은 호날두의 호우 세리머니 인데요, 우리나라 이재성 선수를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흉내내기도 했었구요, 축구뿐 아니라 펜싱과 야구를 비롯해 다양한 종목에 걸쳐 호우세리머니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호날두처럼 유명한 것은 우사인 볼트의 우승 세리머니 인데요, 볼트는 세리머니 직후 하마터면 크게 다칠 뻔한 일도 있었습니다.       


히트 상품이 된 호날두의 세리머니처럼 이용대의 윙크 세리머니와 박지은이 보여준 연못 세리머니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보여준 명장면입니다. 펜싱의 구본찬처럼 즐겁게 방송 인터뷰를하다 다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종목의 특성에 맞게 역도 선수들은 근육을 자랑하는 세리머니를 자주 하는 편인데, 역도에 어울리지 않는 텀블링 세리머니를 하게 되면 더 큰 박수를 받게 됩니다.      


세리머니에 대한 오해속에 자비를 들여 머나먼 외국땅을 찾은 선수도 있습니다. 도미니카 출신으로 메이저리그 마무리 투수인 로드니는 특유의 활시위 세리머니를 선보였는데요, 로드니는 2014년 리틀 야구 월드시리즈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우승한뒤, 자신의 세리머니를 하자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선수들의 동작에 감격한 로드니는 시즌이 끝난 뒤 자비를 들여 대한민국을 찾았고, 리틀 야구 선수들을 지도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우리 리틀 야구 선수들은 프로야구 삼성 선수들의 우승 세리머니를 따라한 것이었는데, 활시위 세리머니의 원조가 로드니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로드니가 꼭 오해한 것 만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리머니가 정치적인 분쟁에 휘말릴때도 있습니다. 리우 올림픽 마라톤 은메달리스트인

에티오피아의 릴레사는 결승선에서 두 팔을 엇갈려 'X'자를 그렸는데, 에티오피아 정부에게

정치적인 탄압을 중지하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다행히 메달을 박탈당하지는 않았지만 릴레사는 에티오피아에 돌아가지 못하게 됐습니다.      

대한민국 쇼트트랙 선수들은 아시난 게임때 이른바 백두산 세리머니를 진행했고, 런던 올림픽에서는 박종우 선수가 독도는 우리땅 세리머니를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K팝의 인기와 함께 K팝 관련된 세리머니도 등장했는데요, 쇼트트랙 이유빈 선수는 항상 세리머니를 연구하는 선수로 유명한데, BTS 세리머니를 준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스포츠 세리머니는 사실 올바른 표현은 아닙니다. 영어로는 셀러브레이션이 맞는 말이고 

일본에서는 퍼포먼스라고 이야기하는데, 세리머니가 정확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더 적당한 표현을 찾기 어려워 세리머니라는 말이 계속 사용되고 있습니다. 세리머니에 어울리는 좋은 표현을 알고 계신분 언제든 연락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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