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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lankplayground Nov 19. 2024

할머니 식혜 맛이 난다


[할머니 식혜 맛이 난다]
날씨가 쌀쌀해지면 김장의 계절이 온다.
김장 배추를 뽑고, 소금에 절이고,
드디어 김장하는 날이다.

올해는 다른 일정 때문에 배추를 뽑는 것
까지만 했고, 대신 김장날에는 남편이
우리 집 대표로 참석했다.

김장을 다 하고 나서 외숙모가 한 집당 한 병씩
챙겨준 식혜를 남편이 가져왔다.
컵에 얼음을 넣고 식혜를 따라본다.

"어! 이 맛은!"

식혜에서 할머니 맛이 난다.
할머니 식혜 맛이 난다.
설날에 가면 한가득 식혜가 담긴 들통이
창문 밖에 있는데, 살얼음 동동 식혜를
밥알 가득 담아와서 마셨던 바로 그 맛이다.

사촌 언니는 이제는 맛볼 수 없는
이모의 식혜 맛이라고 했다고 한다.

할머니의 레시피, 엄마의 비법을
하나씩 배워두려고 하는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추억의 맛을 느끼며,
다시금 추억 속으로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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