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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live Jan 03. 2024

천당과 지옥


어렸을 적에 나는

천당과 지옥을 굳게 믿었다

나는 항상 착한 일을 해서

천당에 가리라고 의심치 않았다


천당과 지옥이 나누어진 세계는

안온하고 평화로웠다


차츰

회의와 의심과 교만이

고개를 내밀어

낭떠러지 끝에 다다랐다

커져가는

여러가지 복잡한 생각들이

낙원 밖으로 내몰았다


추방된 자가 되어 나는

안에 있는 사람들을 보며

추위에 떨었다


돌아온 탕자도 될 수 없는 나는

담담하게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 우주를 부숴버리고 싶었다

불가능과 부조리의 세계에 던져진

인간들을 보며 쓴 웃음을 지었다


원소로 환원될 수 밖에 없는

인간으로서

생각은 너무나 큰 짐이었다


불멸과 영원의 꿈은

한낱 환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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