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도 안 나요
답답한 건지
슬픈 건지
아픈 건지
머리와 가슴이 아직도
나에게 붙어있는지조차 모르겠어요
당신의 뒷모습은 그렇게
내 시야에서 사라져갔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희끄무레한 빛이 가로막고 있어요
발밑에 아무것도 짚어지지 않아요
나는 공중에 떠있는 걸까요
이렇게 머리가 하얘지는 건
처음이에요
차라리 울음이라도
터져나오면 좋으련만
우리가 속삭였던 장면은
환상이었나요
머리를 쓰다듬던 당신의 손길은
어디로 갔나요
갑자기 태양이 온기를 잃은 듯
세상이 얼음장이네요
가짜 진실과
가짜 감동이
거리를 메우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