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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

by olive



아무 생각도 안 나요

답답한 건지

슬픈 건지

아픈 건지

머리와 가슴이 아직도

나에게 붙어있는지조차 모르겠어요



당신의 뒷모습은 그렇게

내 시야에서 사라져갔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요

희끄무레한 빛이 가로막고 있어요

발밑에 아무것도 짚어지지 않아요

나는 공중에 떠있는 걸까요



이렇게 머리가 하얘지는 건

처음이에요

차라리 울음이라도

터져나오면 좋으련만



우리가 속삭였던 장면은

환상이었나요

머리를 쓰다듬던 당신의 손길은

어디로 갔나요

갑자기 태양이 온기를 잃은 듯

세상이 얼음장이네요

가짜 진실과

가짜 감동이

거리를 메우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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