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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y Nagrom Nov 26. 2022

영포자가 미국에서 살아남기 ⑤

DMV하면 정말 막막해진다. DMV는 Department of Moter Vehicles의 약자로 우리나라로 따지면 면허시험장이자 차량에 관련된 것의 업무를 전부 담당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미국의 정부기관을 한번 겪어보면 막막해진다는 말을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정말정말정말 느리다.

DMV를 생각하면 영화 <주토피아>에서 나무늘보로 나오는 것이 왜 그런지 이해할 수 있다.


처음 갔을 때 오전 7시쯤 도착해서 업무를 전부 다 보고 나오니 대략 3-4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난 단순히 필기시험을 보러 간 것인데 하루가 그냥 사라져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


무더운 여름철 밖에서 몇시간 고생하고 내부에 들어가서도 끝 없는 대기의 연속이었다.

하염 없는 대기 끝에 내 차례가 되어서 카운터에 갔을 때 사진을 찍어야된다고했다.

나는 임시면허증 혹은 접수증에 들어가는 사진을 촬영하는 줄 알았다.

스트라이프 티셔츠를 입고 약간 삐딱하게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이 사진이 내 면허증에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나중에 알아버렸다. 미국은 증명사진을 들고 가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찍은 날 것 그 자체를 사용한다는 것을...


미국 면허증 사진은 절대로 잘 나올 수 없는 것 같다.

물론 본판이 대단하면 잘 나오겠지만...

비유하자면 아마 지하철역에 하나쯤 있을 법한 즉석증명사진부스 같은 퀄리티다.

사전에 알지 못했던터라 나의 사진은 망했지만 나중에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보니 최악은 아니었다.


처음 미국에서 적응해가던 시점에는 항상 우리나라에선 당연했던 것들이 여기서도 적용된다고 생각하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정말로 모호한 것이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될지 모르지만 내가 살던 방식대로 적용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면허증에 들어가는 사진 조차도 나는 당연하게 여겼던 것이지만 미국에선 달랐으니까.

실제로 내가 운전 실기를 보고 평가관이 채점한 채점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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