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기일은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이다. 막냇동생이 저녁 시간에 도착했고, 다함께 고기를 구워 먹었다. 오늘이 원고 마감 날이라 24시간 카페에 있었는데 방금 전, 그러니까 새벽 2:53분에 먼저 잠든 줄 알았던 가족들이 나타났다. 진짜 막내인 우리 빼로도 함께 말이다.
맥주를 사러 나왔다고 했다. 그랬다. 잠든 줄 알았던 가족들은 이 시간까지 집에서 2차로 맥주 파티를 하고 있었던 거다. 막내는 형부와 대화가 너무 잘 통한다며 좋아했고, 엄마는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이 궁금해 졸려도 잠을 잘 수가 없다고 했다. 빼로는 잘 시간에 산책하러 나와서 마냥 신난 상태. 남편은 맥주를 더 사야 한다며 이 모든 이야기가 끝나기 전에 편의점으로 떠났다.
원고 마감이 코앞이라 새벽에 깨어있지만, 가족들의 뒷모습을 보는 순간 피로가 다 날아가 버렸다. 내가 없어도 가족과 잘 지내는 남편에게 고맙고, 남편을 아들처럼 아껴주는 엄마에게 고맙고, 형부를 잘 따르는 동생에게 고맙다. 임신 중이라 못 왔지만, 늘 힘이 되어주는 남동생과 올케에게도 고마운 마음이 한가득이다. 사랑하는 가족이 곁에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새삼 감사한 오늘이다. 이제, 원고만 잘 마무리하면 된다. 나만 잘 하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