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이 나에게
세상은 빠르게 돌아가는데 나는 매일 똑같은 자리에서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떤 날은 잘해보려고 열심히 해보려고 하지만 내 마음을 몰라주는 하늘을 원망하기도 하고 또 어떤 다른 날은 행복하고 싶지만 내 마음을 뒤흔드는 듯 행복하지 않은 날들이 반복이 됩니다.
이런 날들이 하루, 이틀, 사흘 점점 지나가면서 하루가 이틀, 이틀이 사흘 , 이렇게 점점 길어지는 시간과 내 모습에 따라 점차 무기력하고 세상과의 관심과 멀어지는 그런 느낌이 듭니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처음에는 벗어나 보려고 애쓰고 일어나 보려고 애쓰지만 나의 시간은 눈치도 없이 계속 흘러갑니다. 세상에 잘하는 멋진 사람들 틈에 나도 끼어들고 싶어 발버둥 치고 달려가 보지만 내 다리는 쳇바퀴 돌듯 같은 공간을 돌아만 갑니다.
'선택 장애, 우유부단, 착한'이라는 타이틀이 몇 해 전 까지는 제 콤플렉스가 아녔습니다. 다만 편하지 않지만 사는데 지장이 없었고 이런 성격으로 아프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내 손과 어깨에 '책임감'이라는 무게가 더해질수록 나는 더욱 나약해져만 갔습니다.
세상에는 정답이 없다고 하고, 내가 못 이겨낼 것은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겨내려는 마음이 내 마음을 잡아 꺼내는 시간은 참 오래 걸리고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들 나처럼 살고 있는지, 아니면 내가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는지, 그것도 아니면 내가 부족한 건지 세상은 나에게 아무런 말도 답도 해주지 않지만 대답 없는 아우성의 무게가 내가 들 수 있는 무게를 지나쳐 나를 짓누르고 있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내 가장 가까운 데 있을 그 사람에게 나는 모진 말도 했지요
"원래 나이가 들면 이렇게 사는 줄 알았어. 이유도, 변명도 아닌 침묵으로 사는 거 말이야."
언제부터인지, 왜 그렇게 시작되었는지는 나도 모릅니다. 내가 세상에 많은 것을 바라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사실 나는 요즈음 좀 세상이 버겁게 느껴집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도 없고, 말할 것도 없고, 더 이상 바라지도 않고, 끼어들고 싶지도 않은 그런 느낌이 지속됩니다.
그래서 병원을 가볼까? 여행을 떠나고 싶은데?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아마 내가 좀 더 잘하는 사람, 눈치 있는 사람, 예쁘고 센스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달랐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프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보며 오늘도 침묵을 합니다. 시간이 나를 무뎌지게 만들고 있음을 깨닫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