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없는감성 Mar 10. 2022

#3.개미굴

나는 구로디지털단지 뒤 개미굴에 살았었다. 

개미굴의삶.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사연을 들고 개미굴로 모여든다. 알수없는 사람들 가운데 나도 멍청하게 출근을 한다. 밥을 먹으러 다시 개미굴로 들어가 개미밥을 먹는다. 퇴근후 나는 멍하게 청소를 하며 느긋하게 티비에 연결한 컴퓨터로 영화를 튼다. 밥을 먹고 빨래를 하고, 기타를 치고, 책을보고 잠을 잔다.

아무일 없었다는듯 나는 또 멍청한모습으로 출근을한다. 가끔 이런생각을 한다. 난 계속 이렇게 살아왔고, 이렇게 살아갈것 같다는 아주 무서운 생각.


떠나고 싶은건, 잘돌아오기 위해서 인가. 잘 떠다녔고 잘돌아왔지만 삶은 아직 바퀴돌아가듯

반복의 연속이다. 삶이란 왜 이럴까. 먹고자고먹고자고먹고자고...



니콘 FM2 50.4


다들 안녕히 잘계시나요

먼 섬나라 무인도에 있는것도 아닌데 그 무인도에 혼자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내가 외로워서인가? 외롭다고 소리치고 있는것일까? 둘다 맞다하지만 잘 알고있다.이 개미굴에서 내가 할일은 쳇바퀴돌듯 삶을  그냥 저냥 재미없게 사는것 밖에 없다는것을그리고 그렇게 살거다. 개미굴의 냄새가 나를 이곳에 머물게 할테니까 그래도 난 친절한 GS25알바생이 있으니까. 그분은 누구에게나 친절한가....


혼란스럽지도 고민이 많지도 않다. 

부담스럽다며 떠난 너도 원망하지않는다. 널 떠나보낸 나도 원망하지않는다.

여자친구생기고난 후 연락이 뜸한 친구도 원망하지않는다.


개미굴은 미지의공간이다.

개미굴은 궁금증을 유발한다. 

개미굴은 불친절하지만 알바생은 친절하다.

개미굴에서는 시간이 머물다 가는것같다.




개미굴은 멈춰진 시간과 같다.

 

작가의 이전글 #2. 그래 여행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