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으로 비가 내리고 오랜만에 밝은 햇살이 비친다. 4인 가족들의 쌓인 빨래를 해치우니 1시간이 금방 흘렀다. 그동안 집에만 있었더니 몸이 찌뿌둥하고 몸 어딘가에서 새로운 지방이 비집고 나오는 느낌이라, 허겁지겁 옷을 챙겨 입고 등산을 나선다.
역시 생리 중에 등산은 무리였나...
제일 큰 생리대를 착용 중이지만, 피가 새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쉬이 가시질 않는다. 그럴 일은 없겠으나 피가 차서 넘칠경우에는 왔던 길을 꾸역꾸역 되돌아가는 상상도 한다.
이런 노이로제 같은 것은 작년 말 어마무시한 피를 쏟고 결국 수술까지 했던 전적 탓도 있다.
그나마 그 시절엔 직장 다니던 때라 더 신경이 많이 쓰였지만, 지금은 마음 편하고 몸 편한 백수라 뭐 좀 새더라도 크게 문제 될 건 없다.
그래도 목표지점까지는 무리일 거 같다. 여느 때와 같이 천천히 걸어서 중간지점까지 온 상태. 이쯤에서 돌아갈까 고민 중이다. 너무 욕심부리진 않으려 한다.
욕심부리면 잘하던 것도 지쳐버리는 것 같다.
요즘 들어 예전과 같이, 쓸데없는 영상과 사진들을 보며 쉽사리 잠에 들지 않는 날이 많아졌다.
괜스레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의 프로필 사진을 들여다보거나 낮동안 안 하던 SNS에 들어가 보기도 한다.
뭔가 허전해서 하는 행동일까.
이미 정신은 조금 피곤한 상태고, 결국엔 그다지 재미없었던, 잠잘 시간을 기다려서 본 드라마 덕에 취침시간이 한참 지나있다.
연락도 안 하는, 일면식의 사람들의 결혼 소식들...
도저히 안 되겠다, 폰 고만하고 자야지!!!
멀리 핸드폰을 던지고, 불 끄고 누워서 겨우 잠에 든다.
어쩌면, 이전과 같은 설레는 감정들을 다시금 느끼고 싶은 건가. 밤새워서 누군가와 이야기하던 시절이 그리운 걸까.
그런 추측도 해본다. 에이, 욕심부리지 말자.
잠시 욕심을 접어두면 잠도 더 잘들 수 있을 것 같다.
항상, (동갑인) 아이유의 '좋은 날'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으니까.
끝으로 아이유의 팔레트 가사('좋은 날 부를 땐 참 예뻤더라' 하는 가사가 있다)를 올려본다.
산은, 욕심안부리고 생각 없이 오르니 어느덧 목표지점을 사뿐히 밟고 돌아왔고, 걱정했던 일도 없었다.
팔레트-아이유(2017)
이상하게도 요즘엔 그냥 쉬운 게 좋아
하긴 그래도 여전히 코린 음악은 좋더라
Hot Pink보다 진한 보라색을 더 좋아해
또 뭐더라 단추 있는 Pajamas, Lipstick
좀 짓궂은 장난들
I like it. I'm twenty five
날 좋아하는 거 알아
I got this. I'm truly fine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긴 머리보다 반듯이 자른 단발이 좋아
하긴 그래도 좋은 날 부를 땐 참 예뻤더라
오 왜 그럴까 조금 촌스러운 걸 좋아해
그림보다 빼곡히 채운 Palette, 일기,
잠들었던 시간들
I like it. I'm twenty five
날 미워하는 거 알아
I got this. I'm truly fine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어려서 모든 게 어려워
잔소리에, '매' 서러워
꾸중만 듣던 철부지, '애'
겨우 스무고개 넘어
기쁨도 잠시 어머?!
아프니까 웬 청춘이래
(지드래곤) 지은아 오빠는 말이야 지금 막 서른인데,
나는 절대로 아니야 근데 막 어른이 돼
아직도 한참 멀었는데
너보다 다섯 살 밖에 안 먹었는데
스물 위, 서른 아래. 고맘때' Right there
애도 어른도 아닌 나이 때 그저 '나'일 때
가장 찬란하게 빛이 나
어둠이 드리워질 때도 겁내지 마
너무 아름다워서 꽃잎 활짝 펴서
언제나 사랑받는 아이. YOU
Palette, 일기, 잠들었던 시간들
I like it. I'm twenty five
날 좋아하는 거 알아
I got this. I'm truly fine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아직 할 말이 많아)
I like it. I'm twenty five
날 미워하는 거 알아
I got this. I've truly found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이제 나도, 아이유도 그 시절 지드래곤의 나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