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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림진 Oct 08. 2023

오만과 편견, 감정통제?

감정을 제대로 통제 할 수조차 없다.

p.254 제가 왜 그렇게 행동했으며 그 동기가 무엇이었는지를 해명하는 다음의 내용을 읽고 난 후에는 거두어주시길 희망합니다.
p.262 하지만 어제는 감정을 제대로 통제 할 수조차 없어서 무엇을 말할 수 있을지, 무엇을 말해야 할지를 몰랐습니다.
p.263 읽는데 너무 몰두한 나머지 이해력이 상실될 정도였고, 다음 문장에서 무슨일이 벌어질지 궁금해 조바심이 나서 바로 눈앞에 보이는 문장 하나하나의 의미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엘리자베스가 다아시에게 고백을 거절하고 난 뒤에 다아시가 쓴 편지의 내용이 일부이며, 엘리자베스가 편지를 읽으면서 느끼는 감정들이었다.


오늘 아침에 자고 있는데, 첫째 아이가 느닷없이 엄마인 나를 깨우면서 징징 거렸다.

나는 깨지도 못한 채 무슨 의미인지 헤아려야 했고, 그 짜증나는 감정을 견뎌야만 했다. 처음에는 나도 설명을 했다.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 이해하려고 노력했고, 그게 없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계속된 짜증에 나는 감정을 통제할 수 없었다. 누워있는 상태의 무방비한 나에게 몰아치는 격한 감정과 말들은 나를 이성적이지 못하게 했다.


어제 남편과 아이들과 함께 모두 외출하는 시점에서 남편이 두여 차례 신경질적으로 큰소리를 냈다. 그 어마어마한 폭풍 같은 목소리와 감정에 나도 덩달아 감정통제가 되지 않았다.


정말 감정을 제대로 통제할 수가 없어서 무엇을 말할 수 있을지,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모르겠던 상황들이다. 그러나 시간적으로 여유를 갖고 혹은 시간이 흐르고 난 뒤 아니면 그 상대와 분리 혹은 거리를 두고 나니 이성적인 생각이 든다.


그래, 왜 그렇게 행동했으며 그 동기가 무엇이었는지 해명할 수도 있고 그러지 말았어야 된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그 순간을 벗어났어야 했다. 시간을 두고 판단했어야 했다. 화르르 불타는 성냥불이 되지 않고 냉정한 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더 오래 타는 석탄이 되던 집을 지을 수 있는 돌기둥이 되던 말이다.


우리는 모두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 맞닥뜨린다.

그럴 땐 시간을 갖자. 숨을 쉬자. 말을 아끼자. 자리를 벗어나자. 이성을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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