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카페에 미국 오페어들의 최대 카페가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들어가려고 하니 안타깝게도 그 카페는 더 이상 운영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오페어 생활을 마치고 뉴욕에서 유학생이 되었던 제가 오페어 시절을 그리워하면서 쓴 글입니다.
유학생이 바라본 오페어의 장점
안녕하세요. 참 오랜만에 글을 올립니다. 저는 1년 9개월 동안 오페어 생활을 했고요, 지금은 미국 대학원에 다니고 있답니다.
오페어 생활을 하면서 많이 힘들어하는 분들의 글을 읽으며, 그래도 오페어가 좋은 점이 참 많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1. 돈이 안 듭니다. 돈을 법니다.
물론 오페어는 일주일 45시간 힘들게 일하는 대가로 돈이 들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외에도 오페어 생활을 하며 열심히 번 돈으로 미국 대학을 다닌다는 것이 정말 뿌듯한 일 같아요. 제가 오페어 때 다닌 학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오페어(J-1비자)여서 300달러를 내고 수업을 들을 때, 외국에서 온 학생들은 1000달러를 냈던 기억이 납니다. 그만큼 같은 수업을 듣는데도 차이가 많이 나지요.
또 한가지 좋은 케이스는 오페어 기간 동안 열심히 일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이후에 학생비자인 F-1비자를 받아서 호스트 패밀리가 대학교 학비를 충당해주는 일도 있습니다. 저도 원래 그렇게 하려고 한국에서 서류를 다 받아서 학교에 제출했지요. 그러나 이후 개인적인 집안사전으로 인하여 학생비자를 포기하고 '오페어 연장'을 하기로 바꾸었지요.
* 하나 더 추가할게요 ^^ 이 메일에 한 분께서 오페어 기간 동안 한 두 과목만 들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오페어는 학생비자 받아온 분들과 마찬가지로 풀 타임으로 수업 들을 수 있어요. 한 언니는 평일 9시부터 5시까지 (월-금) 일하고, 그 이후 저녁에는 다 학교에 다녔답니다. 주말수업까지 들어서 풀 타임으로 수업 꽉꽉 채워 들었지요. 정말 대단한 언니. 매일매일 시험공부를 해야 해서 많이 놀지 못했던 언니~~ 그리고 전과목 A를 받고 돌아간 그 언니가 정말 존경스러워요.
2. 외국친구들/미국 친구들을 이곳 저곳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제 경우는 학교 ESL 혹은 무료수업 들으면서, 동네에서 놀다가 외국친구들을 많이 만났고요, ESL 끝난 후 정식으로 대학 수업 들으면서 미국 친구 사귀고, 동네에서 놀다가 미국 친구들을 사귈 기회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유학생.. 특히 지금 대학원 과정에 있는 저로서는 항상 책과 대화하면서 살고 있답니다. 오페어 때는 대학교 과정이라 파티도 많고, 같은 과 친구들이 여기저기 초대도 많이 했고, 게다가 즐길 시간도 많았지요.
그러나 이제는 대학원이라 그런지 노는 일도 없고, 서로 바빠서 수업 이외 만날 일이 없습니다. 만날 일이 있다 하더라도 학교 과제하는데 미국인들의 세배 네 배의 시간을 들여야 하는 저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지요. 그리고 제가 다니는 과가 쫌 냉랭하다는 말도 있고요. 다른 과 졸업하고 온 분이 이곳에서 한 학기 공부를 하면서 충격을 받은 이야기랍니다. 아무래도 외국인이 거의 없고, 대부분 일하면서 공부하러 오기 때문에 특별히 외국에서 온 같은 반 학생과 막 친해지려 하는 게 이상한 것일 수도 있고요. 그래서 저는 편안하게 언제 어디에서든지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던 오페어 생활이 너무너무 그립습니다.
3. 영어회화. 영어를 쓰는 환경이 자연적으로 제공되지요.
유학 생활을 하면서 수업시간/일하는 시간 이외 영어를 쓸 일이 없답니다. 이렇게 말하면 쫌 미안한 얘기지만 오페어 2년 같다 온 친구가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친구보다 영어(회화)를 잘하는 걸 보면서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유학생들은 각자의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과의 만남이 자연스럽게 구성됩니다. 서로 돕고 의지하며 먼 타국 땅에서 힘든 유학 생활을 함께 헤쳐나가기 위해 더욱 뭉치게 되는 것이지요. 유학생인 저에게는 미국인 친구가 별로 없다 보니 영어를 안 쓰는게 당연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친구들에게 '우리 영어 쓰자'고 했다가 오히려 욕을 먹었답니다.
오페어는 당연히 24시간 영어생활입니다. 함께 사는 사람들이 영어를 쓰기 때문이지요. 물론 스트레스 많이 받고, 영어로 충분히 자기생각을 표현할 수 없어 답답할 때가 많겠지만, 영어는 쓰면서 늘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기에.. 결국 저는 유학 온 이후에 영어회화 실력이 점점 줄고 있답니다.
4. 실컷 놀 수 있습니다.
제 인생에 있어서 걱정 없이 놀아본 날은 오페어기간이었던 것 같아요. 대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기 전 45시간 일을 한 후 그 이외 시간에는 오페어로서 원 없이 이곳 저곳 구경도 하고, 여행도 하고, 정말 듣고 싶었던 수업도 듣고(연기), 주말마다 워싱턴으로 직행~~ ^^도 하고, 쇼핑도 참 많이 했지요.
지금은 꿈에 그리던 '뉴욕'에 있지만 미술관이나 박물관 한번 못 가보고 집-학교-도서관-교회 가 제 생활의 전부랍니다. (물론 이제 기말고사가 끝나면 조금씩 나가주어야겠죠? ^^ 그래도 오페어 때처럼 열심히 쇼핑하기에는 엄청나게 오른 환율과 감당하기 힘든 학비에 학교 이외의 장소에 나가기가 많이 힘들답니다)
5. 너무나 좋은 오페어 영어공부 환경
저는 예전 여름에 에 미국에서 여름 캠프에서 카운셀러/라이프가드로 일했을 때, 미국 대학에서 공부해 보는 게 소원이었어요. 캠프에서 일하면 자연적인 영어회화는 늘지만, 하루 종일 아이들과 놀고/먹고/자야 하는 캠프 특성상 공부를 할 수 없었지요.
그렇다고 어학연수를 오기에는 자금이 정말 부족했었습니다. 고심 끝에 오페어를 지원하게 되었고, 꿈에도 그리던 대학생활을 하게 되었죠.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 오페어로서의 '노동'의 대가는 정말로 컸지만요.
그리고 오페어 생활을 하면서 더욱더 '제대로'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굳혀졌고요. 그 이후 이렇게 저는 유학생으로서 '원 없이'공부하는 환경에 있지만...... 유학생이라는 것. 정말 많이 외롭습니다.
오히려 연수생은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이곳 저곳 여행도 많이 할 수 있지만...... 유학생은 항상 외로움/시험/과제와의 싸움뿐인 듯 합니다.
오페어 시절에 만났던 소중한 친구들, 그리고 나의 제 2의 가족이 되어버린 저의 호스트 패밀리가 참 많이 그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