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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신과 물질의 방 Mar 26. 2023

AI? 나랑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고대, 중세까지 언어는 사제와 승려 등 일부 신분의 전유물이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기 전까지만 봐도 한자는 고위 계층이 독점하고 있었다. 정보의 유통 단계에서 발생되는 정보 비대칭이 아닌 언어라는 수단이 형성하는 보다 뿌리 깊은 정보 비대칭 상황이었던 것이다.


일부의 전유물이었던 언어가 널리 퍼지며, 정보가 유통되었고 사람들은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습득한 정보를 자신이 처한 환경과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적용시키며 빠른 속도로 기술, 사회, 정치 등 모든 면에서 발전을 이룩하게 되었다.


안드류 응(Andrew Ng) 교수는 TED 강연에서 오늘의 AI가 과거의 언어와 마찬가지로 고위층의 손에 있다고 이야기한다. AI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든다는 현실적인 문제로 인해 일부의 빅 테크 기업에 의해 독점되고 있다고 한다.


페이스북이나 카카오톡을 사용할 때, 우리에게 노출되는 광고를 보면서 놀랄 때가 많이 있다. AI 기술이 가장 뚜렷하게 사용되는 분야가 광고 추천 분야이다. 기술적 수준으로 본다면 낮은 단계의 AI 기술이 사용될 것이나, 가장 널리 사용되고 가장 빠르게 전파된 이유는 '수익성'이다. 즉각적으로 수익으로 연결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안드류 응 교수는 위와 같은 도표로 나타내고 있다. Head에 위치한 것이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광고 등과 같은 영역이다. AI 산업 전체로 봤을 때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반해 다른 분야들, 작은 피자 가게와 동네 옷 가게의 수익 분석 등과 같은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밀려 Head 가 아닌 Tale에 위치해 있다.


파레토 법칙을 들어 봤을 것이다. 20% 인구(Head)가 전체 부의 80%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의 이름에서 따온 법칙으로, 20%에 속한 주류가 80%의 결과를 만들어 낸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파레토 법칙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20%의 주류(Head)가 아닌 80%의 비주류(Tale)가 만들어내는 결과는 미미하기에 절약과 집중의 원칙으로 본다면 비주류는 철저히 무시되어야 하는 것이 옳다.


과거 자본과 노동으로부터 가치가 창출되던 시기에는 한정된 자원을 필요한 곳에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그래서 80%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20%의 영역에 자원이 집중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파레토 법칙만큼 롱테일 법칙이 대두되고 있다. 롱테일 법칙은 역 파레토 법칙이라고도 불리는데, 꼬리에 80% 비주류에 의해 머리가 흔들리는 현상들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자본과 노동으로부터 가치가 창출되었던 과거와는 달리 기술과 콘텐츠에서도 나름의 가치가 창출되기 때문에 꼬리는 더 이상 비주류로 치부될 수 없게 되었다.


특히, AI 소프트웨어의 완전성을 위해서는 비주류에 속한 데이터 셋들의 수집이 필수적이다. 테슬라의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인 'Autopilot'에서는 차선을 따라 일반적으로 주행하는 상황이 아닌, 다양한 상황이 센서를 통해 입력되고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스스로 학습하며 완전성을 갖춰 나간다. 테슬라는 차를 파는 동시에 데이터 수집을 위한 센서를 분배하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빅 테크 기업을 포함한 모든 기업은 집중과 절약, 효율성으로 대표되는, 파레토 법칙을 기반에 둔, 전략만으로는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강연 이름이 "How AI Could Empower Any Business" 인 것처럼, 앤드류 응 교수는 비주류인 80%에 속한 모든 사업도 AI를 활용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과거 우리 조상들이 글을 읽고 쓰게 되며, 많은 변화를 이룩한 것과 마찬가지로 AI는 그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파키스탄에서 6개월 넘게 살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영어의 중요성'이었다.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일 테지만, 파키스탄에서 영어 구사를 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사회적 신분, 임금 차이는 상상 이상이었다. 영어라는 수단이 하나의 계급을 나누는 장벽으로 보였다.


AI는 우리가 원하던, 원하지 않던 우리 삶에 깊숙이 들어올 것이다. 아니, 이미 들어와 있다. AI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은 글을 읽고 쓰는 능력과 마찬가지로 개인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변화는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진행되지만, 기회는 내가 잡는 것이다. 변화 속에서 기회를 읽었다면, 움직여야 한다. 롱테일 법칙이 강조되는 세상 속에서 우리는 AI를 활용해 생산자가 될 수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부터 소득 수준까지 모든 면에서 다르다.




[참고 자료]

1. "How AI Could Empower Any Business | Andrew Ng | TED"

    / https://youtu.be/reUZRyXxUs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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