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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드림 Nov 17. 2022

수능 날 바칼로레아식 교육을 꿈꾸며

<프랑스 교육처럼>을 읽고

 계속되는 개정 교육과정, 입시 제도 변화에서도 아이들의 삶은 근본적으로 바뀐 것이 없다 아니 더욱 치열한 경쟁 사회로 더욱 내몰리는 것 같아 엄마 입장에서도 아이들을 지도하는 독서지도사로서도 여전히 아쉽다


 최근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도입이 발표되고 2028년 대대적인 입시의 변화를 예고하는 뉴스를 보았다

중학교 입학을 앞둔 아들은 고교학점제로 고등학교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또 우리 아이들을 더 힘들게 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가운데 <프랑스 교육처럼>책을 읽게 되었다


저자 이지현은 예고 진학을 위해 3년간 치열하게 준비하였으나 원하는 학교 진학에 실패, 막연한 마음으로 프랑스 유학을 떠나게 된다


겨우 열다섯 살의 나이로 프랑스어도 못하는 저자는 혼자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 시작하는 고등학교 생활을 시작한다


프랑스 교육을 온몸으로 느낀 저자의 이야기 속에서 프랑스식 교육이 어떠한 것인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저자가 체험한 고등학교 교실에서의 수업은 흥미진진했다


프랑스에서는 겉치레 같은 입학식과 졸업식도 없다

그리고 첫날 바로 선생님은 학생들과 간단한 소개를 한 뒤 바로 수업을 한다


또한 선생님들은 행정적인 업무는 전혀 하지 않고 오로지 수업만 충실하게 한다

그래서 따로 교무실도 없다

우리나라 선생님들이 부러워하는 대목일 듯하다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교과서는 있었지만 거의 참고용이지 수업 시간에는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오라고 하거나 각자  주제에 맞는 책을 선택해서 읽어오고 그것으로 토론식 수업을 한다고 한다 

책 한번 펼쳐보지 않고 2시간 동안 토론으로만 수업을 한 철학 수업도 있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학교 선생님은 아니지만 독서지도사로 아이들과 함께 수업을 하다 보니 수업 방식에 대해 자세하게  읽어보게 되었다


토론식 수업을 하기 때문에 스스로 책을 읽고 준비해오지 않으면 수업에 참여할 수가 없다


그리고 선생님은 자유롭게 토론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질문을 하고 대답을 하면서 수업을 하는 것이다


토론에 참여해 보았다면 알겠지만 토론에 임하려면 많은 자료를 찾고 준비를 해야 할 말이 많다

그런 가운데 스스로 공부가 된다


또한 흥미로웠던 대목은 프랑스어가 서툴러 다른 과목은 항상 꼴찌였으나 그나마 수학에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수학 시험에서 나온 문제를 어렵지 않게 풀었고 답을 적어냈는데 무척 낮은 점수를 받아 깜짝 놀랐다


선생님께 이유를 물어보니 풀이 과정이 하나도 없이 숫자만 적어 놓아서였다고 한다

높은 성적을 받은 학생의 답안지를 보니 빼곡하게 풀이 과정과 개념을 적어 놓았다고 한다

그걸 보고 우리나라 중학교 과정까지 서술형으로 풀어보지 못했던 저자는 충격을 받았다


지금 우리 교육에서도 수학 문제에 서술형으로 내고 풀이 과정을 쓰게 한다

나는 이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교육에서의 문제점은 이렇게 문제를 바꾸기만 했지 어떻게 서술형으로 쓰는지 아이들에게 가르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그저 아이들이 알아서 하라고 던져주는 꼴이다

아직 문장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지도 않으면서 서술형으로 수학 풀이 과정을 쓰라고 하는 것은 무척 가혹하다



저자는 숙제가 가장 어려웠다고 한다

입학 첫날부터 4쪽 분량의 에세이를 써오라는 숙제인데 '종교가 학교생활에 미치는 영향' , '규율이 학교생활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논제가 주어지고 글을 쓰게 한다는 것이죠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이러한 문제로 에세이를   있을까

어릴 때부터 이런 토론과 글쓰기를 했던 프랑스 아이들은 거뜬하게 해결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오지선다형 문제만 열심히 풀었던 저자에게 이러한 주제로 서론 본론 결론 형식에 맞춰 에세이를 쓰는 숙제는 항상 제일 어려웠다


고등학교 3 내내 이러한 숙제를 받고 끙끙거리면서도 숙제를 하다 보니 나중에는 에세이 작성 그렇게 어렵지 않게   있었고 사고력이 커짐을 스스로 느꼈다고 한다



마침 오늘은 수능 날이다

오늘을 위해 아이들은 초등 6년, 중학 3년, 고등 3년을 치열하게 살아냈다


이 하루를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이 여전히 안쓰럽다


프랑스의 수능인 바칼로레아는 보통 하루에 한 과목씩 일주일간 치러진다

구두시험이 있고 논술형 시험이 구두시험은 준비 시간 30 실제 시험 시간 20  1시간이 넘지 않는데 논술형은 과목당 4시간이 소요된다


2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기고 전 과목이 평균 10점 이상이면 바칼로레아를 취득하고 자신이 원하는 학교, 원하는 학과에 들어갈 수 있다


절대 평가인 이 수능은 그래서 남들과 경쟁이 아닌 오로지 내 실력으로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일뿐이다

게다가 이 제도는 200년 동안 바뀐 적이 없는 입시 제도라고 한다


논제를 주고 서론 본론 결론 또한 본론 안에서도 대주제 소주제로 나누어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답안을 작성해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그날 저녁 바칼로레아 문제가 공개되면 온 국민이 그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한다

어릴 때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이런 토론 자리 잡고 있는 문화가 부럽게 느껴진다


어떤 문제들이 나올까? (철학 문학 시험)


-지금의 나는 내 과거의 종합인가?

-철학자는 과학자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언어 없이도 사고가 가능한가?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정말 심오하고 철학적인 문제를 던져준다

기본적으로 논리적인 사고력과 동시에 많은 독서를 통해 풍부한 배경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분량을 채울 수 있을 것 같다



인상 깊었던 것은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다

학교는 선생님에게 자율적인 수업을 맡기고 선생님은 오로지 좋은 수업을 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학교 밖에서는 학생들은 자유롭게 선생님과 맞담배를 피울 정도로 가깝고 스스럼이 없지만 교실 안에서는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로 수업에 임한다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존댓말을 쓰고 학생들도 선생님의 권위를 존중한다


학생들도 진지하게 수업에 참여할 의무가 있고 좋은 수업을 받을 권리를 있다


절대 교실 안에서 선생님들이 아이들의 품행이나 모습으로 지적하거나 혼내지 않는다 문제가 있는 아이는 징계위원회에 넘긴다고 한다

 

중고등학교 교실 안 여기저기 엎드려 자는 아이들, 공부는 학원 가서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아이들, 선생님의 권위는 찾아볼 수 없는 교실인 우리 교육 현실 이제는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프랑스 교육은 공부를 잘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았다

나는 프랑스에서 교육을 받으며 내 가치를 계발했던 것이다 -<프랑스 교육처럼> 중에서


프랑스의 고등 교육을 체험한 저자의 이야기를 들으며 프랑스 저력은 이런 교육에서 나오는구나 싶었다

생각하는 힘. 그리고 내 생각을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있게 만드는 힘을 기르게 하는 교육


진정 내가 하고 싶은 교육이다

다행히 독서 수업은 그런 수업이   있어서 내가 하는 일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다시 느끼며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교육을  수업에서  해내리라 다짐을  본다


앞으로의 입시 제도 고교학점제 이런 것들이 또 아이들을 괴롭히는 교육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2022 수능 날인 오늘

이 책을 보며 공부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교육이 되기를 진정으로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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