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솔직하면서 나에 대해 말할 땐 솔직하지 못했다.
그저 그런 회사를 다니면서 업무 때문에 힘들고, 회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면 무시를 당할 것 같았다.
겨우 그런 일을 하면서 유세를 떤다고.
아마도 열등감 때문이겠지.
대기업도 아닌 회사에서 중요한 업무 맡아봤자 얼마나 큰 업무라고, 스스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마음이 힘들고 괴로워도 말하지 못했다.
내가 겪는 일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나의 안부를 물으면 늘 똑같다고 대답할 뿐이었다.
그렇다고 견디기 어려울 만큼의 스트레스도 아니었고, 다들 이 정도는 감수하면서 사회생활하는 거고
나보단 더 힘들어 보여서 내 얘기를 꺼내기가 부끄러웠다.
누가 볼까 무서워서 일기장에조차 내 솔직한 마음을 적을 수가 없었다.
나를 무시하거나 내 일을 무시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위로를 해주고 따뜻한 말을 건네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도 내 마음을 말하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이렇게 사는 건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지도 않고, 치열하게 살지도 않고
할 수 있는 만큼만 살아온 내 탓이라고 생각했다.
귀찮고, 무기력하고, 의욕 없고, 회피하고 그렇게 살았다.
그러니까 지금 이렇게 살고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거였다.
내 얘기를 하면 다들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겁났다.
숨기고 사는 게 편하다.
내 짐을 다른 사람들에게 옮기고 싶지 않다.
유쾌한 사람이고 싶다. 거리가 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