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운동을 못하는 내가 유일하게 잘하는 운동이다.
처음부터 바로 치고 나가진 못해도 열심히 달리다 보면 순위권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2등까지였다.
시험 때도 백점을 맞은 적이 없다.
꼭 한두 개씩 틀렸다.
글짓기나 독후감을 쓰고 나서도 상을 받긴 했지만
장려상 정도였다.
어느 곳에서도 특출 나게 잘하는 게 없었고
1등이 되기 위해 좀 더 노력하지도 않았다.
그냥 받아들였다.
욕심이 없어서 만족을 한 건지, 내 한계를 알아서 포기한 건지
어쨌거나 나는 그저 무난하게 살았다.
솔직히 말하면
할 수 있는 만큼만 했다.
경쟁을 버티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도망가기가 특기다.
지금도 충분하다는 말로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살고 있다.
그럭저럭 나름 잘 살아왔지만,
실패가 내 앞에 다가오면
이렇게 살아온 나를 돌아보게 된다.
어른이 되어 갈수록
남 탓이 아니라 내 탓이라는 걸 알게 된다.
학원을 못 보내 준 환경이나,
내 사기를 꺾은 말이나,
그런 것들은 이유가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스스로 일어나야 한다.
아직은 어떻게 일어날지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