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객관화는 성인의 필수 덕목이다. 인간은 유년기에 자아를 인식하고, 소년기에 자아를 형성한다. 올바르게 사회화된 성인은 타인의 자아를 존중하며 자기 객관화에 힘쓴다. 자기 객관화는 '현재'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안다는 의미다. 자기 객관화가 뛰어난 사람은 시간과 공간 안에서 자신의 좌표를 정확히 인지한다.
반면 자기 객관화에 실패한 성인 유형은 둘로 나뉜다. 자존감이 결여되거나, 자아가 비대해진다. 자존감 결여 에너지는 내향으로 파고드는 반면 자아비대증 에너지는 발산한다. 또한 자아가 비대한 사람은 자신의 위치를 과대 평가한다. 그래서 자아가 비대한 사람은 타인에게 피해를 준다.
특히 권력자의 자아가 비대하면 상황이 심각해진다. 개인이 권력자에게 자신의 영역을 제한할 권한을 위임했기 때문이다. 자아가 비대한 권력자는 현재 자신의 위치와 영역을 과대평가하여, 개인 영역을 부당하게 침범한다. 침해받는 개인 영역이 자유권이라면 상황은 최악이 된다. 자유권은 주권자에게 가장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는 개개인이 주권자가 되어 자유권을 형성하고 확대해 온 기록이다. 그러므로 권력자들은 개인들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으로 개인들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정을 할 때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신중함은 권력의 크기에 비례해야 할 것이다. 국가가 시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요건을 제한적이고 특수한 경우로 명문화한 것에는 이유가 있다.
따라서 경솔하게 자유를 제한한 권력자는 행사한 권한에 비례하여 대가를 치러야 한다. 권력자가 본인의 위치를 스스로 찾아갈 수 없다면 사회가 데려다줘야 한다. 나도 마찬가지다.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면, 엉뚱한 곳에서 남에게 피해 주며 나이만 먹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