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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나쥬르 Sep 07. 2023

7-1. 미국의 다양한 집 구경

타운하우스의 장단점


광활한 땅이 펼쳐진 미국은 넓은 땅만큼이나 집의 형태도 다양하다. 아파트, 콘도, 타운하우스, 싱글하우스 등, 주거용 건물 중 가장 경제적 가치가 빨리 올라가는 것은 단연코 싱글하우스, 즉 단독 주택이다.


이미지 출처: canva


처음 타운하우스에 이사 왔을 땐, 이전 아파트 소음에서 벗어났다는 것만으로도 그저 모든 것이 다 좋아 보였다. 하지만 이곳에 몇 년째 살아보니 예전엔 보이지 않았던 장단점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우선 장점부터 말해보자면,


1.  집 외부 관리:

지붕, 벽 등 외부 페인트와 배수구 청소는 타운하우스에서 관리해 주기 때문에 개인의 노동 부담을 줄여준다.


2. 커뮤니티 산책길:

타운하우스 커뮤니티는 늦은 저녁에도 안전한 편이라 마음 놓고 산책할 수 있다. (그래도 후추 스프레이는 늘 가지고 다닌다 :)


3. 수영장 비롯 공용 시설:

수영장, 테니스장, 클럽하우스 등 공용 시설을 활용할 수 있는데, 아이가 있거나 수영을 자주 하는 사람이 아니면 활용도가 확실히 떨어진다. 나는 수영을 자주 하진 않지만, 수영장이 필요한 지인들을 몇 번 초대해 인심?! 을 산 적이 있다. ^^


그렇다면 단점은?


1. 관리비 (HOA fee)

실리콘밸리 타운하우스는 집값도 비싼 만큼 HOA (Home Owner’s Association, 타운하우스 관리소) 비용도 매년 오른다. 타운하우스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300~500불 정도. 매달 나가는 돈을 합치면 꽤 많은 돈이 주머니에서 빠져나가는 셈이다.


2. 제한 및 벌금

이 또한 케바케*지만 내가 사는 타운하우스에는 각종 다양한 제한과 벌금이 있다. 담장을 넘어가는 나뭇가지에 대한 벌금이 있을 뿐 아니라 아주 가끔 하는 세차마저도 못하게 한다. #내돈내물 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캘리포니아 가뭄 때문에 그렇다고 한다. 내가 집주인인데 마치 HOA가 집주인인 양 행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옆집 아줌마는 HOA에서 크리스마스 장식까지 참견했다고 내게 툴툴대셨다.


3. 느리게 오르는 집값

사람들이 부동산에 관심이 많은 이유는 아마 ‘그냥 깔고 살기만 해도 올라가는 집값’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싱글하우스에 비해 타운하우스 집값 오르는 속도는 거북이 속도만도 못하다. 지역에 따라 타운 홈이 많은 지역이 집값이 빨리 오른다는 얘기도 들어봤지만, 적어도 내가 사는 곳은 그렇다. 예를 들어, 실리콘밸리 싱글하우스가 4년 내 3~4억이 오른다면 타운하우스는 1억~2억이 오르는 정도다.


싱글하우스가 타운하우스보다 단연코 자산 가치가 높은 이유는 바로 ‘땅 소유 여부’ 때문이다. 주거 형태별로 비교를 해보겠다.


미국의 다양한 주택 형태


1. 아파트

미국 아파트는 모두 렌트 용이라 소유 개념이 없음. Irvine company 나 Essex Apartment Homes와 같은 부동산 개발 회사가 아파트를 소유 및 관리한다.

이미지 출처: irvinecompanyapartments.com


2. 콘도

주거 공간만 소유, 땅은 소유하지 않음. (콘도 회사 소유)

출처: redfin.com


3. 타운하우스

주거 공간 및 공간 밑의 땅 소유, 하지만 리모델링이 극히 제한되어 땅 소유가 큰 의미는 없음.

이미지 출처: © simisola, 출처 Unsplash  © bialons, 출처 Unsplash


4. 싱글하우스(싱글 패밀리 홈)

주거 공간 및 앞뒤 마당 모두 소유, 한 마디로 주인 맘대로 부수고 새로 지을 수 있다. (물론 해당 시에서 기본적인 허가는 받아야 한다). 싱글하우스는 층을 올리고 방을 추가하는 등 리모델링을 자유롭게 할 수 있어 주거 형태 중 가장 가치가 높다.

© churchoftodd, 출처 Unsplash  © timothybuck, 출처 Unsplash


지금 사는 타운하우스는 내 힘으로 장만한 첫 집이다. 처음에는 평생 여기서 살고 싶을 만큼 애착이 컸지만, 거북이처럼 오르는 집값을 보면 빨리 돈을 모아 싱글하우스로 이사 가야겠구나 고민된다. 다행히 아파트에서의 윗집 소음은 없지만, 옆집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여전히 있긴 하다.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싱글하우스 형태는 바로 듀플렉스(Duplex)이다. 같은 구조의 집이 쌍둥이처럼 붙어있는 집을 듀플렉스(3 개라면 트리플렉스)라고 하는데, 장점은 세입자를 구할 수 있다면 매달 나가는 모기지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왜냐하면 아래 그림에서 보다시피, B unit에 살고 있는 세입자의 월세로 집의 모기지를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집주인과 세입자가 붙어 사는 구조는 나름의 장단점이 있겠다.


이미지 출처: canva


실리콘밸리 지역 중, 학군 및 제반 환경이 좋은 동네의 듀플렉스는 최소 130만 불 (약 18억 원)을 호가하니, 아직 갈 길이 멀었지만 언젠가 듀플렉스를 사겠다는 야무진 목표로 삶의 동력을 얻어 달리고 있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부동산 구입 시 가장 중요한 것은 집을 보는 안목이다. 즉 건물 외관뿐 아니라, 위치, 학군, 집 구조, 활용도 등 집의 가치를 결정하는 무형적 요소까지 감안해 매매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지금 이 집을 살 때 갑자기 이사 갈 집을 알아보느라 한 달 동안 오픈하우스 벼락치기를 했던 게 정말 아쉬웠다. 벼락치기 하느라 혼쭐이 난 기억 때문에 이제는 평소 집 구경도 예사로 하지 않는다. 집 사는 척하고 오픈 하우스를 보러 다니라고 권하는 사람도 있지만, 세일을 목적으로 세팅해 놓은 오픈하우스 스테이징은 다소 인위적이다. 인위적인 세팅보다 진짜 사람 사는 모습이 더 궁금하기 때문이다.


지인과 주로 밖에서 만나는 한국과는 달리, 미국은 추수감사절, 생일 파티, 여름 바베큐 파티 등 주요 이벤트뿐 아니라 지인과의 만남도 집에서 많이 호스팅 하는 편이다. 미국 싱글하우스는 보통 넓은 마당이 있어 레스토랑에서 이벤트를 하는 것보다 더 편히 손님을 맞이할 수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나는 혼자 있는 시간으로 에너지바를 채우는 내향형 인간이지만, 지인들이 집에 초대하면 마다하지 않고 달려간다.


© krakenimages   © jontyson   © plhrmnn   출처 Unsplash




지인들의 취향과 삶의 흔적이 담긴 공간에 초대받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이다. 벽에 걸린 가족사진과 집주인의 취향이 묻어난 인테리어를 구경하다 보면, 평소 느꼈던 거리감이 2인치 줄어드는 느낌이다. 집이 멋지다고 칭찬해 주면 이 집을 어떻게 사게 되었는지, 여름마다 정원을 찾는 다람쥐 가족 때문에 얼마나 고생 중인지, 리모델링은 어떻게 했는지 깨알같이 얘기해 주기도 한다.


어찌 보면 미국인들은 다 이민자라고 볼 수 있다. 나와 다르면서도 조금씩 닮아있는 그들의 정착 과정을 들으며, ‘나만 고생한 건 아니었구나. 누구나 저만의 어려움과 고비가 있었구나’ 동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누군가와 친해지고 싶다면 그를 집에 초대해 맛있는 한 끼를 대접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걸 배우게 되었다.


© yvonnemorgun.  © kuznetsovas, 출처 Unsplash


지인 집 구경은 집꾸 아이디어를 얻는데도 제격이다. 식물은 이런 종류를 키우는구나, 거실 서재는 저런 게 좋겠구나, 집의 자투리 공간과 여백은 이런 방식으로 활용하면 된다고 하면서 말이다. 눈을 편하게 해주는 가구와 카펫, 벽 페인트의 색깔과 질감도 가끔 살펴본다. 각양각색으로 꾸민 지인의 집을 보며 감탄하기도 하고, 아이디어와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미국의 다양한 집을 살펴보았으니, 다음 편에서는 실리콘밸리 동네 투어를 해볼까 싶다.


© rexcuando, 출처 Unsplash


※ 이미지 출처: Unsplash, redfin.com, canv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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