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리뷰, 유설화 글그림, 책 읽는 곰, 속도와 방향
거북이는 태생이 느리지요.
태어날 때부터 빠른 토끼는 늘 거북이 앞에 달려가요. 토끼에게는 느리게 걷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지요. 어느 날 토끼는 거북이를 느림보라며 놀려댔어요. 우리가 알고 있는 그대로 둘이는 경기를 하게 되고 토끼가 중간에 잠들어 버리는 바람에 거북이가 우승을 하게 되었어요.
저는 이 이야기를 읽고 또는 듣고 아무리 느려도 꾸준히 지속적으로 하면 빠른 토끼를 이길 수 있다. 아무리 빠른 토끼라도 낮잠을 자면 질 수도 있다. '그러니 자만하지 말고 성실하고 부지런하면 성공한다."라는 교훈을 새기곤 했던 기억이 있어요.
우리가 알고 있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의 끝에서 이 그림책은 시작됩니다. 어쩌다 한번 우연히 성공한 경험이 달콤해서, 그 기분이 참 좋아서 거북이는 슈퍼 거북으로 거듭나려고 해요. 온동네 소문나고 동물들의 환영을 받아요. 인기 최상승으로 기분이 좋았어요. 다른 동물들은 슈퍼 거북이는 토끼보다 빠르다며 박수를 쳐댔어요. 이 거북이 이름은 꾸물이에요. 꾸물이는 약간 부담은 되었지만 그렇게 환영을 받아본 적이 없어 행복했고 진짜로 빠른 거북이가 되고 싶었어요.
온 세상은 슈퍼 거북이를 영웅으로 만들었어요. 사실 영웅이야기가 필요했어요. 그냥 지내긴 참 심심했거든요. 한편 장사꾼들은 거북이를 영웅으로 받들면서 돈 버는데 이용했어요. 가게 이름을 슈퍼 거북이로 바꾸고 음식이름으로 정하기도 했어요. 이제 길에서 꾸물이는 마음 놓고 천천히 걷지도 못해요. 동물들이 흘끔거리며 수군대기 때문이에요. 꾸물이는 사실 느리다는 것을 알고 실망할까 봐 걱정이 되었어요.
꾸물이는 이제 진짜 슈퍼 거북이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빠르게 달리는 법 책을 모조리 읽었어요. 책에서 나온 대로 따라 하기 시작했지요. 온갖 방법을 찾아내서 훈련을 했답니다. 꾸물이는 진짜 슈퍼 거북이가 되었어요. 너무 열심히 연습한 슈퍼거북이는 이제 꾸물이 아니에요.
그러다가 꾸물이는 힘들어 지쳤어요. 다리도 아프고 힘도 없었어요. 쉬고 싶었어요. 하루는 토끼가 찾아와서 다시 경주를 하자고 해요. 꾸물이는 하기 싫었지만 토끼와 이웃들은 소문을 내기 시작했어요.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한다고 말이에요. 꾸물이는 어쩔 수 없이 경주에 나가기로 했으나 걱정에 잠을 이룰 수 없었어요.
하지만 옛날의 꾸물이 아니죠. 토끼보다 빨랐다니까요. 한참을 가도 토끼가 오지 않으니 잠깐 잠이 들었어요. 어제저녁 통 잠을 못 잤잖아요. 그러자 토끼가 결승점에 먼저 도착했어요. 토끼는 껑충껑충 뛰면서 좋아했어요. 이웃 동물들이 토끼를 치켜세우며 환영했지요.
꾸물이는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왔지만 마음이 편했어요. 더 이상 힘들게 연습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이웃 동물들의 칭찬도 부럽지 않아요. 꿀잠을 잔 꾸물이는 꽃도 키우고, 수영도 하고, 나무 아래 쉬기도 하며 행복했답니다. 꾸물이 열심히 노력한 모습은 칭찬할 만해요. 토끼가 잘하는 것 따라 하지 않고 거북이가 잘하는 것을 성장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우리는 모두 다르지요. 다른 사람의 잘하는 것에 부러워하지 말고 자신의 잘하는 것을 성장시켜서 다른 사람들과 나누면 행복한 생활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