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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승원 Mar 24. 2023

글쓰기는 운동 같아서

너무 쉬면 안 된다고 브런치가 충고하였다.

1.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 쓰는 근육을 기르는 게 중요합니다. 이하 생략.”이라고 브런치 앱에서 알림이 왔다. 정말 하도 안 쓰긴 했나 보다. 기계가 뭐라고 할 정도니 말이다.


하지만 글쓰기가 운동과 같다니 그 비유와 발상이 참 재미있고 유치하지 않은가?

나에게 글쓰기란 그냥 술 먹고 변기에 토하는 것과 비슷한 것일 뿐이다.

술을 마시다 잘못 받으면 그대로 변기에 토를 해놓는 거고. 알콜 기운이 잘 들어왔으면 오늘처럼 이렇게 글로 남겨놓는 거고.


2. 난 요즘 잠을 진짜 많이 잔다.

그리고 십 대 아이 마냥 징그러울 정도로 많은 꿈을 꾼다.

꿈은 나의 욕망과 PTSD를 보여주는 거울 같은 거 아닐까? 나는 내 꿈의 내용이 가끔 역겹다가도 애처롭다.

꿈에서 생겨난 기억은 휘발성이 강해 그나마 다행이랄까.


3. 분명 내가 겪은 모든 사건은 선형으로 이루어져 있을 텐데

나의 모든 기억은 비선형적인 구조로 이어져 있다.

나는 성격이 급한 편이다.

나는 그래서 빠른 교훈을 원하고

줄곧 섣부른 판단을 하곤 한다.

그런 다음 그 과정과 마무리를 확증편향적인 사고로 해결하고야 마는 것이다.

그런 다음 속으로 중얼거린다.


“모든 것은 깊이 들어갈수록 정답이 없다고.”


4. 나는 얼마 전 “이세계물이란 내 맘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는 이 세상에 대한 현대인들의 스트레스와 분노가 표출된 하나의 새로운 문학 장르가 아닐까?”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하지만 나는 왠지 이세계에 가도 내 맘처럼 되지 않을 것만 같다. 가본 적은 없지만 대충은 알 수 있다.


5. 브런치에서 에세이나 쓰고 있을 시간이 없다. 자야 하니까. 푹 자고 일어나 돈을 벌어야 한다. 글이고 나발이고 살아 남아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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