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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승원 Sep 26. 2024

유튜버가 되어보았다.

그렇다 해봤다.

유튜브를 일 년 반을 해보았다.

캠핑에 자신이 있어서 캠핑 유튜브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구독자가 약 일만 오천을 간신히 넘긴 상태이다.

구독자는 적지만 캠핑이란 취미가 매니악하다 보니

캠핑이란 카테고리 안에서는 그다지 적은 숫자는 아니라고 한다.


채널명은 밝히지 않겠다.

캠핑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 유입되면 알고리즘이

꼬이기 때문이다.


유튜버가 되고 나서 알아낸 재미있는 사실이 많다.

어떤 사람들에게 나는 대단한 이유 없이도 꽤나 비호감인 인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익명에 기대면 사람들은 무례할 정도로 솔직해지는 법인지 나는 꽤나 많은 악플에 시달려야만 했다.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타인의 악의는 난데없이 뺨을 맞은 기분인지라 너무나도 당혹스러웠다.

잘 몰랐는데 어떤 사람들은 내 존재만으로도 꽤나 불편한 마음이 드는 모양이었다.

처음에는 그 사실이 꽤나 큰 상처로 다가왔었는데 그렇게까지 나를 싫어할 사람들의 몽타주를 그 사람들의 말투와 내용에 기대어 그려보니 나도 딱히 좋아할 만한 인간 군상들은 아니었던지라 나 또한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오히려 그 군상들이 나만 보면 심사가 배배 꼬여 온몸이 비틀어질 상상을 하니 내가 꽤나 근사한 빌런이 된 기분이라 조금은 재밌어지기도 했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점은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보다 더 나를 꽤나 열광적으로 좋아해 주는 사람들도 많았다는 것이었다. 다 늙어빠진 아저씨가 누군가에게는 열광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건 내게 꽤나 고무적인 일이었다.

참 재밌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누군가 나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간에 이렇게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 아니었을까?

마치 내가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노골적으로 싫은 티와 좋은 티를 내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젊은 시절의 나는 사람들이 나를 이유 없이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에 종종 빠지곤 하였다.

그 상상은 꽤나 나를 움츠려 들게 만들곤 하였고 나는 꽤나 외로운 감정에 시달려왔다.


하지만 마흔 살이 되어서야 이런 재밌는 진실을 마주 하고야 만 것이다.


정리하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에게 딱히 별 관심이 없고

내가 버틸 수 있을 정도의 숫자의 사람들이 나를 꽤나 싫어한다는 사실.

그와 동시에 내가 제대로 보답하기 힘들 정도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줄수도 있다는 사실.


그건 아마 유튜브를 하지 않던 시절에도 마찬가지였을 것이고 앞으로 유튜브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저 노골적으로 두드러지지 않을 뿐이지.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사람이란 건 이 세상에 없다.

그걸 알고도 모두에게 사랑받고 싶어 애쓰는 나는 좀 구릴 것 같다.

조금은 미움받아도 어쩔 수 없는 법.


이 정도가 딱 좋다.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아들도 어디가서 사랑받으려고 애쓰지 마.

이유도 없이 외로워하거나 쓸쓸해하지 마.

너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사실 어디에나 널려 있다고.

다들 노골적으로 드러내지 않을 뿐이지.


일단 네 옆에 두 명.

그것도 엄청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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