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승원 Oct 19. 2022

대충 어디선가 주워들은 멋진 말

미안한 얘기지만

간혹 어떤 사람들은 대충 어디선가 주워들은 멋진 말들을 사람들 앞에서 신나게 떠들곤 한다. 자신만의 멋진 개똥 철학과 신념처럼 말이다.


결국 자신의 사유 끝에 나오지 않은 그 말들은 그 출처에서 나온 문장 아래에 깔려 있는 긴 시간 동안의 경험은 삭제되어 있기 때문에 말에 오롯한 힘이 없다.


나는 왜인지 모르겠지만 누군가가 대충 어디선가 주워들은 말을 나불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귀신같이 눈치챌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아마 5년 전쯤부터 생겨난 능력일 것이다. 그때부터 왠지 나는 그 사람이 말하는 표정과 어투만으로도 그 사실을 느낄 수 있게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 사람이 암만 멋지게 포장을 하더라도 말이다.

인간이 살면서 몇 번 정도야 그럴 수 있겠다마는 매 순간의 대화를 그런 말들로 채워나가는 존재를 보고 있노라면 나는 강한 환멸을 느낀다.


어설프고 부족해도 혹은 유치해도 아니면  생각이 틀렸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사유를 통해 정의 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는 멋지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언제든 자신의 생각을 고쳐나가며 이내 성숙 해질 테니 말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과 친구가 되고 싶다. 나는 그런 사람이라면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적어도 남자여도 여자여도 아니면 제3의 성이어도 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대충 어디선가 주워들은 멋진 말을 내뱉으며 비루한 자신을 뒤에 숨겨놓으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거 하나 알아두었으면 좋겠다. 나 같은 애들은 그런 사실을 기가 막히게 눈치채고 있으며 당신이 민망할까 봐 그저 입을 다물고 있을 뿐이란 것을 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