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O Jun 30. 2023

왜 그만두지 않죠?

2화) 왜 계속하세요?

힘드냐고요?

힘들죠.

수학처럼 답도 없고,

모두의 취향을 맞출 수 없는 것이 영화인데다

“예술병”에 걸린 사람들의 집합체입니다.


다 자기가 최고 똑똑하고

최고 잘 나가고 본인이

최고로 소중한 사람이 모인 곳이거든요.

그래서 365일 중 300일이 다이나믹합니다.


65일은 뭐냐고요?

바쁘지 않거나 쉬는 날로 해 두겠습니다.


영화가 개봉한 뒤에는 거의

주말도 반납해야 하는 일이 많고요

(그냥 저 정도는 빼고 싶요 ㅋㅋ)


상상도 못 했던 상식밖의 일들이 일어납니다.


나도 그럼 “예술병”에 걸린 사람인가?
(노코멘트)


근데 그렇게 힘들면서 왜 때려치우지 않냐고요?

스스로노 의문이에요.

이 일을 오래 했고,

이것 말고 할 줄 아는 일도 없고…

라는 이유는 왜인지 부족합니다.


이미 이 일에 중독이 되 노예가 되었나 봅니다.


왜째서일까요?

재밌거든요.

솔직히 그럼에도 매력적이에요.

굉장한 열정, 에너지가 부딪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하나에 미친(?)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이곳인 만큼 하루에도 몇 번씩 성불하는 기분이지만


지루할 틈도 없고

매일 새로운 일을 마주하는 그런…. 아찔함…??


이 아찔함에 중독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한 작품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내가 재가공한 시놉시스,

내가 쓴 카피가 사람들과 만났을 때.

그것이 사람들이 이 작품을 선택하게 하는데

한 역할을 했을 때 너무 좋죠.


재가공한 시놉시스:
제작사가 작성한 작품 기획서에 스토리를 간략히 설명해 놓은 시놉시스가 있지만
영화를 개봉하기 위해
논의하고 결정된 마케팅 콘셉트에 기초하여
시놉시스를 다듬는 작업


제작보고회, 시사회를 비롯해 관객들과 만나는

여러 행사들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내가 쓴 보도자료가 기사화되어

많이 본 뉴스에 오를 때는 정말로… 기쁩니다.


영화 말미의 엔딩 크레딧에 올라가는 내 이름이 뿌듯하죠.


보도자료:
기자들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얻고
기사화할 수 있도록
홍보사에서 작성하여 언론/관계사를 대상으로
배포하는 자료이자
홍보사의 가장 주요하고 기본적인 업무 중 하나


묘한 희열감과 뿌듯함이 있어요. 정말입니다.


하지만 이 반대의 경우.

영화를 본 관객들이 “이 홍보가 영화를 망쳤다”,

“이 홍보팀 뭐냐, 이러고 돈 받냐”

라는 피드백을 받을 때면,

진행하는 행사의 일정에 차질이 생기거나

예상치 못한 사건이 터질 때면

정말로… 끔찍합니다.


이 세상에서 내가 잠시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저지른 어떤 실수,

혹은 내가 저지르지 않았더라도 다른 이유

발생해 버린 어떤 일로

혹시 이 ‘아이(=영화)’가 다치면 어떡하지…


이상하죠? 

‘아이’라니.

 없거든요.


하지만 그렇게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내가 너무 아끼는 이 영화는, 정말 자식과 같습니다.

(가끔 예쁜 아이에서 이 자식, 이 새끼가 되기도 합니다)

다치면 안 되고 그냥 안전하게 세상밖으로 나가서 무탈하게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이상하죠??

정말 나를 들었다 놨다 하는 이 일.


나는 어떻게, 어쩌다 이 일을 하게 되었는지??

작가의 이전글 무슨 일 하냐고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