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의 도쿄, 백예린 - lalala lovesong
롱바케이션이라는 일본 드라마의 OST.
일본의 남자 가수 쿠보타 토시노부의 노래.
유튜브의 알고리즘 덕분에 우연히 알게 된 노래였다.
물론 내가 알게 된 건 한국의 가수 백예린 님의 버전.
특히 롱바케이션과 백예린 님의 목소리가 조화되어 있는 영상으로 이 노래와 드라마를 알게 되었고 나는 사랑에 빠졌다.
노래는 듣는 것만으로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어 주었다.
영상에 나와있는 도시의 모습은 내 상상 속에 있는 도쿄의 저녁 그 자체였다.
취향을 저격하는 노래와 네온사인이 비추는 도쿄의 모습이 눈과 귀에 각인이 되었다.
노래를 수천번 넘게 듣고 조금씩 잊혀가던 시간에 도쿄에 왔다.
도쿄의 저녁.
지금까지 나에게 존재한 202번의 저녁들은 모아보아도 펼쳐보아도 전부 아름다움 뿐이었다.
내 생의 첫 자취를 시작하고 그 모든 순간에 찾기 쉬운 의미가 있었다.
무언가를 생각했을 때 배시시 미소가 지어졌던 적인 있던가.
약간의 전율과 함께 몸이 파르르 떨리면서 기분 좋은 아드레날린이 돌았던 적이 있는가.
내 일상이 그랬다.
저녁이 되면 도쿄는 아름답고 나는 행복한 생각이 많아졌다.
서울에서도 내가 사는 남양주에서도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었지만 도쿄, 해외, 나 홀로라는 특수한 상황들이 겹쳐서 내 감정을 더 잘 알아차리게 만들어 준걸지도 모르겠다.
노래를 들으면서 저녁의 도쿄를 보고 있으면 1대 1 화면비의 아날로그 tv가 생각났다.
시티팝을 생각해 버리는 걸까.
내 귀로 보는 도쿄가 360p가 되어버린다.
백예린의 목소리가 깃털처럼 나를 간지럽혀서 기분을 붕 뜨게 만들어준다.
도쿄의 저녁은 나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저녁에 빛나는 네온사인 덕분에 여러 화려함에 시선을 빼앗긴다.
이 도시의 저녁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화려하게 불탄다.
하지만 조금만 발걸음을 옮겨 주택가 주변으로 오면 조용해진다.
조용하지만 공허해지지는f 않는다.
이 작은 마을에 사람들이 사는 향기가 난다.
그 향기, 사람 사는 냄새가 굉장히 잔잔하지만 중독성이 있다.
이곳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자전거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어린아이들, 장을 보는 주부들, 천천히 걸음을 옮기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노래에는 도시의 화려함도 도시의 잔잔함도 담겨있어서 도쿄의 저녁이라고 하면 더욱더 이 노래가 떠올라버리는 걸지도 모르겠다.
도쿄의 저녁에 노래에 덮여 써졌다.
息がとまるくらいの 甘いくちづけをしようよ
숨이 멎을 정도의 달콤한 키스를 해요
ひと言もいらないさ とびきりの今を
말 한마디도 필요 없다고요 특별한 지금을
백예린 - lalala love song (中)
숨이 멎을 거 같은 도쿄의 저녁.
그 아름다운 순간에는 말 한마디가 필요 없었다.
특별한 지금을 보내고 있었다.
이 저녁을 사랑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