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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성락 Jun 07. 2022

전국민 재난지원금의 효과

경제학은 패러독스 15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던 2020년 2021년, 재난지원금에 대한 논쟁이 발생했다. 경제가 셧다운되고 많은 음식점들이 매출이 급감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에 빠지고, 일용직, 아르바이트생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전례없는 경제 재난기에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는 자체에 대해서는 특별히 찬반 논란이 발생하지 않았다. 코로나 위기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은 분명히 필요했다. 문제는 어느 수준까지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하느냐이다. 정말로 소득이 낮은 계층, 코로나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계층에 대해서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할까, 중산층에도 지급해야 할까.


 고소득층에도 지급해야 할까, 이들에게는 지급하지 않아야 할까. 정말로 재난지원금이 필요한 층에게만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고, 최대한 많은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결국 한번은 국민 모두에게 다 지급을 했고, 그 다음은 최상위 소득층은 제외하고 지급을 했다.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다.  


 국민 모두에게 재난지원금을 주면 누이 좋고 매부좋은 일 아닌가. 그런데 왜 재난지원금 지원대상을 확대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었을까. 그건 전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지급하면 국민들이 지금 당장은 좋아보일지 몰라도 결국 빈부 격차가 심화되는 등 부작용이 더 크기 때문이다. 코로나 당시의 재난지원금은 결국 어떤 효과를 발생시켰을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음식점의 매출이 급증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사람들은 재난지원금으로 배를 채웠고, 중산층은 재난지원금을 받고 그 돈으로 평소에 먹기 힘든 좋은 음식을 사먹었다. 갈비집, 한우집 매출도 급증했다. 즉 많은 재난지원금의 돈은 음식점 주인에게 이동한다. 음식점을 하는 사람은 그 돈으로 식재료 값을 지불하고, 종업원에게 임금을 지급한다. 식재료 업자는 그 돈을 운반업자에게 지불한다. 운반업자는 그 돈으로 주유소 기름 값을 지불한다. 주유소 업자는 그 돈으로 종업원 임금을 지불하고, 종업원은 그 돈으로 생활비를 지출한다. 이런 식으로 돈은 계속해서 다른 사람에게 이전한다. 


 그런데 그렇게 돈이 돌다가, 어느 순간 이 돈은 지금 당장 돈이 필요하지 않은 사람 손에 들어간다. 이미 충분히 돈이 있어서 지금 돈이 추가적으로 들어왔다 하더라도 별로 쓸일이 없는 사람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돈으로 충분히 소비 생활을 하고 있기에 돈이 더 들어왔다고 더 쓰지는 않는다. 재난지원금은 계속 돌고 돌다가 어느 순간 이런 사람들, 즉 부유층 손에 들어간다. 


 이 사람들은 그 돈으로 무얼할까? 그냥 통장에 쌓아둔다. 그런데 통장에 이미 어느 정도 돈이 있는 사람들은 그 돈을 그냥 예금으로 두지 않는다. 주식을 산다. 돈이 더 많이 있는 사람들은 부동산을 산다. 주식, 부동산 시장에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사는 돈이 더 많아진다. 공급은 그대로인데 사려는 수요는 증가하니 주식 가격은 오른다. 부동산 가격도 오른다. 


 2020년 코로나 사태로 경제는 굉장히 안좋아졌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경제가 이렇게 안좋아졌으니 주식, 부동산 가격은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2020년, 2021년 코로나 경기 속에서 주식, 부동산 가격은 폭등을 했다. 한국만 주식, 부동산이 오른 것이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모두 주식과 부동산이 폭등을 했다. 그 이유는 바로 모든 국가에서 국민들에게 엄청난 지원금을 풀었기 때문이다. 국가에서는 주가를 띄우려고 돈을 풀지는 않았다. 어디까지나 코로나로 소득이 없어진 사람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돈을 풀었다. 하지만 그 돈은 돌고 돌다가 결국 여유가 있는 사람의 손으로 들어간다. 그 돈이 주식, 부동산으로 가면서 전세계 자산 가격은 폭등을 한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주식은 2배 이상 올랐다. 부동산도 몇십퍼센트가 올랐다. 주식, 부동산을많이 가지고있는 사람은 부유층이다. 부유층의 재산이 크게 늘었다. 이에 비해 보통 사람들의 수입은 코로나로 줄거나 제자리 걸음이다. 현대 사회의 주요 문제라고 하는 빈부격차가 더 커진 것이다. 


 모든 국민들에게 준 재난지원금을 대부분의 국민들은 보다 더 잘 먹는데 사용했다. 대신 부자들은 주가 폭등, 부동산값 폭등의 호기를 맞았다. 일반 국민들의 맛있는 한끼와 부자들의 높은 재산 가치 급등과 맞바꾼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값 폭등은 단지 부자들의 재산이 늘어났다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부동산 값이 오르면 전세, 월세도 오른다. 집을 사려고 했던 사람들이 타격을 받고, 집이 없는 사람들은 증가된 전세금, 월세를 부담해야 한다. 집값이 1억이 오르면 월세가 20-30만원 오르는 효과가 발생한다. 


  지금 정부가 모든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준다고 하면 찬성일까 반대일까. 당연히 일반 사람들은 찬성이다. 공짜로 100만원을 준다고 하는데 반대할 사람이 누가 있을까? 그런데 이 재난지원금으로 부자들은 주식, 부동산 폭등으로 엄청나게 돈을 더 벌 수 있다고 하면 어떨까? 나는 갈비 한짝을 먹고, 부자들은 몇억이 넘는 돈을 번다면, 그래도 찬성일까? 더 나아가 몇 년 후 집값이 1억원 오르고 월세가 20-30만원 오른다고 하면 그래도 재난지원금을 찬성할 수 있을까? 지금 당장 먹을 것이 없이 어려운 사람들은 그래도 재난지원금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 굶을 정도가 아닌 사람들은 쉽게 찬성할 수는 없다. 


 이런 재난지원금 효과는 바로 나타나지 않는다.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보통 사람들은 재난지원금 지급과 월세 상승을 서로 연결짓지 못한다. 하지만 정부가 돈을 뿌리는 효과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은 이런 메카니즘을 알고 있다. 그래서 반대를 한다. 재난지원금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고려하지 않아서, 가난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든 상관없이 세금을 아끼기 위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기득권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사회의 빈부격차가 더 이상 증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그리고 나중에 인플레이션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것을 미리 막기 위해서 반대를 한다.


 기득권자, 부자들의 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오히려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찬성해야 한다. 모든 국민들에게 지원금을 주면 기득권자, 부자들은 더 큰 돈을 벌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는 길이라며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사실 지금 부자가 더 큰 부자가 될 수 있도록, 빈부격차가 더 커지도록 애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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