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일날 태어난 나의 작은 아기

베이비마, 뚜의 신생아 시절

by 소피킴

보통은 아기의 신생아 시절이 너무 무서웠고 힘들었다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돌아보면 나는 꽤 유하게 지나간 거 같다. 그때에 비하면 지금이 더 많이^^ 힘든 현실....

지금은 아이가 여섯 살이라 그 시절이 미화되었을 수도 있지만 특별히 육아가 힘들어서 눈물을 흘리거나 친정엄마나 시엄마에게 도와달라고 전화를 돌렸던 적은 정말 단 한 번도 없다.


종종 생각을 해 보면 굉장히 독립적인 나와 그런 부분에선 성향이 비슷한 남편과 의견이 맞았던 부분이 첫 번째고, (우린 서울에 살고, 고향은 광주-부산이다. 성향도 성향이지만, 물리적으로도 독립적일 수밖에 없다.)

2020년 8월 코로나가 뜨겁던 시절 태어난 코로나 베이비인 우리 딸... 전 세계 사람들이 다 거리를 두고 집 안에만 머물던 때라 내 의지와 상관없이 집 안에만 있어야 하는 신생아 엄마로선 '나만 집이야..'라는 고통이 없었다. 꽤나 여행가인 남편도 ‘나만 여행 못 가…’의 고통도 없었으니 참말 다행이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남편이 21년 초까지 수시로 재택을 했다. 육아휴직 없는 육아휴직!


그래서 풀어보는 베이비 마의 탄생일.


결혼하고 3달 정도 흘렀을 때, 몸이 너무 안 좋아 찾았던 병원에서 놀라운 소식을 접했다. '임신입니다.'

임신이라고?!! 진짜?

그리고 알게 된 출산예정일은 8월 24일.

사실 나는 출산예정일을 들을 때까지만 해도 아무 생각이 없었다. 내 생일 3일 전이라는 사실을.

7월생인 아빠와 8월생인 엄마, 그리고 아기까지 8월생이라니 우리 가족 모두 여름 사람이라는 사실이 신기하고 기쁠 따름이었다.

초산이라 예정일을 지나 8월 26일 밤 시작된 진통과 함께 기적같이 8월 27일 내 생일날 12시 15분에 자연분만으로 탄생을 했다.(약한 엄마란 꼬리표를 달고 다닌 거치곤, 엄청난 순산)

'엄마 생일 축하해요, 아기 출산도 축하합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나는 그렇게 아기를 내 품에 안았다.


출산하고 한참 뒤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우리 엄마는 첫 손녀의 출산예정일을 듣고 마음이 좋지 않다고 했다.

아이가 엄마보다 생일이 빠르면 엄마 생일이 묻히기 마련이라고... 당신 딸의 생일이, 혹여나 당신의 손녀 생일로 인해 뒷전이 될까 봐.

외할머니의 노파심을 알았던 걸까. 정말 신기하게도 아기는 자연분만으로 엄마 생일날 선물처럼 나타나줬다.

그래서 우리 집의 유일한 남자인 여보는 8월 27일 참 바쁘다. 여자 둘을 극진하게 모시느라.


내 생일날 선물처럼 태어나줘서 그런가, 엄마 엄마가 처음이니까 1년 동안 힘들지 말라고 우리 아가는 참 잘 먹고, 잘 자고, 잘 쌌다. 눕히면 잠들었고 배앓이를 하지도 이앓이를 하지도 않았다.


유하게 지나갔던 신생아 시절이 있어서 지금을 버티기도 하고, 지금이 힘들기도 하다.

역설적이지만 그렇다.

아 그 시절까지 힘들었다면 나는 정말 숨 쉬기 힘들었을 거야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와 그땐 그렇게 쉬웠는데 지금은 이렇게 힘들다고?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내 생일날 선물처럼 나의 품에 안긴 나의 딸. 나도 너에게 선물 같은 엄마가 되겠다. 다짐했었다.

그땐 몰랐다. 한 사람을 키워내는 삶이 인간사 모든 감정을 다 느끼게 하는 초인적인 삶이라는 것을.








작가의 이전글육아맘, 갑자기 워킹맘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