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편지
좋은 아침이에요. 입추라더니 해가 늦어졌어요. 5시에서 5시 반 사이 일어나는 편인데요. 조금 캄캄한 겁니다. 늘어진 여름도 우리도, 지나가는 모양이에요. 한 편으론 원고를 마무리해야지 싶어요. 이 달에도 읽을 책이 산만하네요.
비가 내리려고 구름이 평평합니다. 소설에 폭 빠지기 좋은 날이에요. 선물받은 소설이라 오늘 서평 올리려고 해요. 잠은 잘 잤나요?
수영장에 가는 날입니다. 마침 둘째 생일이라고 빠졌더랬어요. 오늘이 처음이에요. 발장구만 치다 오겠지만 도전에 의의를 둡니다. 물에 들어가면 몸이 굳어서요. 재미는커녕 힘이 듭니다. 딸아이가 물고기나 다름없어요. 놀아주곤 싶은데 몸이 따르질 않으니 먼발치에 구경만 합니다.
허우적대는 건 어미 혼자인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혹여나 아이에게 일이 생기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거예요. 사랑이 사람을 움직이지요. 틈나면 물에 들어가는 아이 덕에 수영장엘 다 가네요.
비가 내리나 눈이 오나, 수영장은 관계없지만요. 회갈색 하늘을 보며 괜히 침을 삼켰어요. 책상에 앉아 글을 읽거나 쓰고 싶은 생각이 간절합니다. '민혜야, 너는 수영을 배워도 소용없어.'라고 속삭이는 마음도 있고요. 사실 중학생 때 수영부였거든요. ㅋㅋㅋ 트라우마를 극복해 볼까, 심산이었어요. 어림없더라고요.
못할 게 없는 것이 사랑이지요. 길 한복판에 춤이라도 출 수 있고 말고요. 사랑을 위해라면 뭔들 못할까요. 단지 상대를 위한 건지를 살펴야 해요. 힘을 주거나 뺄 때에도, 상대의 행복을 바라는지 나를 위해선지를요.
재밌는 건 순수하게 상대를 위하는 건 나를 위하는 게 된다는 점이에요. 반대도 맞아요. 두려움이 아닌 사랑으로 나 자신을 움직일 때, 타인에게도 마찬가지로 이롭습니다.
8월 8일 벌써 목요일, 이제야 목요일인가요? 아무쪼록 오늘도 무사한 우립니다. 팔팔한 목요일 어떨까요. 아줌개그 해봤습니다. 수영장 다녀올게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