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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림 Feb 25. 2024

공중파 방송의 음식프로그램에
나올 수 있었던 이유

특별한 맛과 차별화된 메뉴가 스토리 있는 경험에서 빛을 발한다

 얼마 전 '음식 방송프로그램에 나온 아들의 음식점'으로 

새벽을 깨고 아들 가게의 청소로 오늘도 아침 일찍 새벽에 길을 나선다.

아직은 이른 새벽공기는 추위를 더한다. 

얼굴에 스치는 골짜기 맞바람은 단 일주일 전과 달리 그렇게 예전 같이 차지는 않다. 

지금의 필동 골, 새벽길의 어둠은 검푸른 녹색에 가까워지고, 얼마 전에 비해 그래도 겨울 찬바람은 잠잠해졌다.

이곳 남산자락의 골바람은 필동 삼거리 ‘영동 골방’ 가게 앞에 세운 입구 간판도 날려버릴 정도로 강력하다.


사실 음식점을 한다는 건 사실 힘든 일이다. 

특히 손이 많이 가는 정통 한식을 한다는 것은 더욱 그렇다. 

젊은 세대는 일에 비해 힘든 노동의 금전적 대가가 낮아서 외면하는 현실이다.

그럼에도 한식은 누군가는 지켜야 할 일이고, 전공인 외식산업에서의 전통한식은 누군가는 이어가고

살려가는 주어진 천직과 자부심을 본인은 갖고 있다. 

비록 그는 이 일을 사랑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싫어하지는 않는 듯하다.

대학도 재수를 하고 나서 외식조리학과를 진학할 때에도 자신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분야라고 흔쾌히 받아들였다.


가게 오픈하고 일반적인 메뉴가 아닌 그리 알려지지 않은 음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지 1년이 조금 지난날, 그런 수고에 정성에 TV 방송 음식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었다. 

그 선정이유는 한식으로 전골이라는 메뉴, 음식에 스토리가 숨어 있다는 점, 그리고 차별화된 메뉴가 선정 이유였다.

물론 예전에 비해 그 영향력은 약해졌다지만, 방송국 프로그램 PD의 섭외로 아들이 운영하는 음식점이 

TV 방송프로그램에 등장하게 되었다. 

그 외의 여러 방송프로그램에서 연락도 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보낸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타인의 소셜 미디어나 방송프로그램을 시청한 후,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기분이 나빠졌다”라고 하는 후기도 상당히 있다. 

주로 '자랑질' 때문이다. '남에게 드러내어 뽐내는 짓'이기 때문이다. 

"SNS에서 잘 사는 사람, 잘 나가는 사람을 보면 자존감 낮아진다"라고 한다.
 SNS에서 유명인들은 전망 좋은 집, 외제 럭세리 차, 값비싼 신 제품, 비싼 명품의 옷가지들을 자랑하는 사람 보며 상대적인 빈곤감에 자존감 낮아지고 기분이 상한다고 한다.

비싼 맛집 투어나 줄을 서냐 먹는 음식들, 심지어 다이어트법 등 검증되지 않은 건강정보까지 SNS에 올리며 자랑질을 한다. 

그래서 이 글은 누군가의 자존감에 상처 주려는 의도는 아니다.

단지 혼자 힘으로 그 짧은 시간(?)에 성과를 낸 아들을 노고를 칭찬하고 방송에 출현하는 식당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지키려 했던 음식점 노하우(know how)를 정리해 보는 기회로 삼으려 한다.

정통에 가까운 한국음식인 “전골과 탕”이라는 차별화된 메뉴와 전통주와의 결합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라서 더욱 기쁘다.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일반적인 메뉴는 아니었지만 “한국 사람들은 결국 한식이다”라는 의지를 갖고 시작한 결과물이다. 

결국 일반적이지 않은 자신만의 메뉴와 레시피로 승부하여 찾아온 손님에게 특별한 경험이 빛을 발하게 되다.

최근 연예인의 후광으로 유행한다는 음식점을 만들고, 전통주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 파는 싸구려 마케팅이 

아니다. 더구나 그 명성을 이용하여 줄 서는 식당을 만들거나 돈 버는 얄팍한 상술로 활용하는 모양새와는 그 차원이 다르다. 



 첫 번째는 '이 음식만은 내가 최고'라고 자부할 핵심제품 하나를 만들어 승부했다.
 다른 곳에서 맛볼 수 없는 독특한 메뉴를 선보이는 것도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대표메뉴는 어복전골, 홍창 전골이고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 밑반찬들이 그러하다.

가장 밀고 있는 메뉴는 ‘홍창 전골’이다. 일반 곱창과는 달리 창자의 마지막 부위로 기름기가 적고 씹는 맛이 일품인 이유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식사나 막걸리나 독한 소주에 반주하기에 좋은 얼큰하고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세척과 사용하기엔 손이 많이 가고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고유의 식감을 유지하기 위해 번거로운 과정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했다. 

거기에 음식을 당아내는 그릇도 차별화하였다. 전골은 놋쇠로 담아내고, 밥과 그 외 모든 반찬을 도자기 그릇에 담아 손님 상에 내놓는다.

반찬도 손이 많이 가기는 하나 직접 만든 적어도 계절에 따라 다르나 파김치, 미나리 초무침 등을 제공한다.

요즈음의 많은 식당들은 본 음식도 그렇지만 반찬류는 외부의 완제품에 약간의 수고를 넣어 손님에게 제공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번째는 진정성 있는 음식이 가지는 스토리(stoty)가 있어야 한다.
 성공하는 음식점은 오랜 역사가 전부는 아니다. 

핵심 레시피는 지키되 가능한 전 세대(신세대도)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변신하고 업그레이드()로 진화했다.
 이북에서 마지막 배를 타고 남으로 내려온 할머니가 어린 시절 만들어 주던 담백한 맛을

잊지 못해서 그 맛을 재현하려고 노력한 대가로 만들어진 메뉴들이다. 

채소를 기본베이스로 간편화 한 메뉴인 ‘어복전골’도 그렇다.

이북음식을 대표하는 비싸고 복잡한 재료가 필요한 정통 ‘어복쟁반’를 변화시켜

하는 너 가지의 가니쉬()만으로 승부하는 고기육수보다는 채소의 맛을 끌어낸 담백한 맛을 자랑

한다. 그 담백한 맛에 장년층이나 여성고객에게 인기 있는 가성비 있는 대표 메뉴이다. 

"누구나 인정하는 퀄리티가 있고, 여기에 느낌이 좋은 스토리가 곁들여질 경우 그 제품은 자연스럽게 명품이 된다"라고 말했다.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독창적인' 맛을 내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북 식 담백한 맛과 한 두 가지의 젓갈을 내어 놓는다.

진정성 있는 음식이 가지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스토리가 기업의 흥망을 결정하는 시대. 그리고 맛에 진정성이 필수요건이다.

 
  세 번째는 한식에 대한 자부심과 전통성은 지키면서 끊임없이 변신했다.

내 음식은 맛있다"는 자신감과 "맛있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직접 만든다.

전통 한식을 40년을 지킨 대장금의 한정식을 이어온 스승님의 가르침을 가능한 그대로 메뉴화 화 하였다. 

"미나리 전도 그 자리에서 바로 부쳐서 먹으면 더 맛있다"는 스승님의 철학이자 논리이다. 

그래서 포장은 사절이다. 

번거롭다고 포기할 게 아니라 집념과 끈기를 갖고 자신만의 '필살기' 대표 메뉴를 만들어야 만이 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변화하는 입맛에 맞추어 핵심재료를 넣고는 계절에 맞게 넣기도 고 빼기도 한다. 

음식을 만들고 조리하는 과정도 한 부류의 종합 예술행위이다

추억의 맛과 새로운 레시피가 제대로 매칭하여 맛을 부를 때, 미식으로 탄생한다


창업에 지난한 도전은 단지 창업자에게만 필요한 걸까? 

천만의 말씀이다. 

글쓰기는 물론 어떤 삶에서도 당연히 필요하다.

글 쓰기에도 자신만의 확실한 전문영역, 평범한 일상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내용, 

그리고 그 속에는 감동적 진솔한 스토리가 숨어 있어야 한다.


누구나 자기 인생을 멋지게 표현하는 창작가이며, 자기 삶의 경영자이다.

“어느 겨울날 눈이 수북이 쌓여 있을 때, 만약 당신이 길을 만들어 걸어가면 승자이고,
 눈이 녹기를 기다리면 패자가 될 것이다”
이라고 한다.

오늘도 직접 조리하는 세프(chef)인 아들은 필동골로 새벽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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